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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그 별에 사는 탐사선…④목성의 ‘주노’
<태양 가까이에 있는 수성부터 가장 멀리 있는 해왕성까지. 침잠한 우주 곳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임무를 수행 중인 각 행성별 탐사선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011년 8월 미국의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 기지. 아틀라스 5형 로켓에 실린 목성 탐사선 ‘주노’가 하늘로 쏘아집니다. 그때 발사된 이 탐사선은 우주 심해를 향해 지금도 고요히 나아가고 있죠. 사실 주노는 그의 남편 제우스(목성ㆍ주피터)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주노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결혼과 출산을 대표하는 여신 헤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태양계의 다섯 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행성입니다. 태양계 여덟 개의 행성을 모두 합쳐 놓은 질량의 무려 3분의 2를 차지하는 목성은 지름만 약 14만3000km. 그러니까 지구의 11배 수준입니다. 몸집이 더 컸더라면 제2의 태양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이 거대한 목성은 지구에서 육안으로 관측이 가능한데, 그만큼 밝기 때문입니다. 가장 밝을 때는 -2.5등급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 탐사선 상상도 (NASA)

태양계 형성 초기 70%에 달하는 물질을 혼자 독차지한 행성답게 목성은 주변에 있는 것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셉니다. 여러 개의 위성을 끌어당기고 있는 목성과 그 주변의 위성들이 ‘미니 태양계’를 형성하고 있죠. 이런 ‘미니 태양계’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1610년 자신이 만든 굴절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 4개를 발견했고 이 위성이 바로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입니다.

다만 현재 목성 궤도를 도는 탐사선은 없습니다. 2011년 발사된 주노가 5년간 7억1600km의 거리를 날아 내년 7월에 목성 상공의 5000km 지점에 도착할 예정이죠. 이전의 갈릴레오 탐사선 보다 더 많은 관측 장비를 탑재한 탓에 무게도 더 늘어나서 3625kg이나 됩니다. 외행성 탐사선 가운데 가장 무거운 거대 우주선입니다.

지구와 목성 중간 지점까지 간 주노가 2여 년 전 지구에서 560km 떨어진 우주 공간으로 되돌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목성으로 가기 위한 속도를 얻기 위해서였죠. 태양에서 목성까지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5배나 되는 거리이기에 주노가 지구 중력을 로켓 삼아 추진력을 얻어야 했던 것입니다.

주노 탐사선에 탑승객들. 왼쪽부터 차례로 주피터, 주노, 갈릴레오 레고 인형. (NASA)

여태껏 목성을 방문한 우주선은 많았습니다. 1979년 목성에 도착한 보이저 1ㆍ2호는 목성에 20만km까지 접근해 지구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목성의 얇은 두 개의 고리를 발견했고, 목성의 제1위성인 이오 위성의 활화산의 존재도 알아냈습니다. 특히 이오 위성에서 분출물이 200km나 솟아오르고 있는 화산활동을 생생하게 목격한 것이 보이저호의 큰 업적 가운데 하나죠.

1995년 12월 목성에 방문한 갈릴레오 탐사선은 목성 대기와 온도 분포, 대적점, 이오의 화산활동, 목성 고리에 대한 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조사했습니다. ‘미니 태양계’는 우리 태양계처럼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다만 추후에는 미니 태양계에 관한 탐사가 바다를 가진 유로파와 같은 위성들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 주노 탐사선에는 재미있는 탑승객들이 있습니다. 주노, 주피터, 갈릴레오를 형상화한 레고 인형이죠. 이 레고 인형의 키는 3.8㎝ 정도인데, 특수한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 영하 140에도 견딜 수 있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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