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하이 모터쇼]중국인, SUV에 열광하는 까닭
[헤럴드경제(상하이)=천예선 기자]중국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이 일고 있다. 5년 전 만해도 세단을 선호하던 중국인들이 SUV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SUV 판매량은 36% 증가한 409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소형 SUV 시장은 같은 기간 4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년대비 154% 급증해 SUV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중국 SUV 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인들은 왜 SUV에 열광하는 것일까.
중국 최대 SUV 제조업체인 그레이트 월(Great Wall, 중국명 장성기차)의 Haval H2

중국에서 SUV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로는 ▲저렴한 가격 ▲큰 차를 선호하는 국민성 ▲비포장 도로 용이성 ▲ 넓은 공간 활용성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은 중국인들을 끌어당기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가 앞다퉈 값싼 SUV 신모델을 내놓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에만 중국 로컬 업체가 내놓은 SUV 신모델은 24개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는 11개 모델을 선보였다.

중국 차가격 정보 사이트인 오토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산 SUV 베스트셀링 모델의 평균가격은 8만2900위안(약 1448만원)인 반면, 수입차는 16만7300위안(2930만원)으로 조사됐다.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경기둔화에 접어든 상황에서 첫 차 구매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승용차 시장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단위:%) [자료=중국승용차연석회의]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에서 SUV가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중국 토종업체의 성장에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세단의 경우 브랜드에 따른 차별적 수요경향이 높아 아직은 중국 로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운 반면, SUV는 실용성과 기능성에 대한 수요경향이 높아 중국 로컬 기업이 가격대비 품질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차급”이라고 설명했다. SUV시장에서 중국 로컬 메이커들은 평균적으로 30~40%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큰차 선호 성향’은 SUV에 대한 관심을 배가시켰다. 포드의 중국 협력사인 장안-포드 딜러십의 웨슬리 리우는 “중국인들은 세단보다 크고 높은 SUV에 앉아, 도로를 내려다 보며, 모험심을 즐기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의 비포장 도로에서 운전하기 쉬운 것도 SUV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고향 집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 중국 ‘농민공’들 사이에서는 다시 고향을 갈 때 SUV가 주행성능이나 운전 안전성에서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중국 외곽으로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면 곧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만나게 된다”며 “중국인들은 그런 곳을 지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 원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SUV 열풍에는 넓은 실내공간과 다양한 할부 프로그램도 한몫했다. 현지 딜러십 관계자는 “새차 구입시 20%가 할부를 이용한다”며 “여전히 현금구매가 많지만 5년 전 할부 구매는 5%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