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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 김세영…웬만해선 그녀를 막을 수 없다
ANA 메이저 역전패 훌훌 털고
롯데챔피언십 역전우승 기염
18번홀 해저드 빠진뒤 칩인파
연장 1회 154야드 그림같은 이글
상금·올해의 선수 부문 1위 질주



‘김세영이 챔피언조에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2·미래에셋)의 플레이가 잔잔하던(?) 미 LPGA투어에 새로운 흥행카드가 될 지 모르겠다. 김세영이 우승권에 있으면 사고 혹은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지든 이기든 화끈한 샷은 때론 좌절을 안겨주기도 하고, 때론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한다.

19일(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끝난 롯데 챔피언십은 김세영으로 인해 한편의 드라마가 연출됐다.

최종라운드 17번홀 5m거리의 피말리는 내리막 파 퍼트를 성공시킨 김세영은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렸다. 벌타를 먹고 친 세번째 샷도 그린 옆에 떨어져 하마터면 또 물에 빠질 뻔했다. 우승경쟁을 벌이던 박인비는 입으로 불어도 들어갈 거리의 파퍼트. 김세영은 그린 밖 6m의 4번째 샷. 사실상 승부는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김세영의 섬세한 칩샷은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갔고 승부는 연장으로 갔다.

연장에서는 더욱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154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김세영이 친 세컨샷이 두번 튀긴 뒤 홀컵으로 들어간 것. 역광이 비치고 눈앞에 해저드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 그린에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았던 상황.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고, 온그린을 노리던 박인비는 기적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김세영의 마술같은 우승이 더욱 돋보인 건 바로 2주전 열렸던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의 역전패를 딛고 일어섰기 때문이다.

당시 김세영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최종 라운드 전반까지 2타차 선두를 달렸으나 후반 잇달아 샷이 흔들리며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쳐야했다. 이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김세영의 별명인 ‘역전의 여왕’을 들며 쫓기는 상황에서는 부담을 많이 갖는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세영은 자칫 트라우마가 될 수 있었던 ANA 인스피레이션의 아픔을 언제 근랬냐는 듯 훌훌 털고 과감한 샷으로 우승을 낚았다.

18번홀 티샷이 빠졌을때, 3번째샷을 그린을 향해 날렸고, 이마저 온그린이 안되자 칩샷으로 홀컵을 노렸다. 연장에 가려면 그 길 밖에 없었지만 그런 순간에 고도의 집중력으로 성공시킨다는 것은 김세영의 멘탈이 어느 정도 강인한지를 잘 보여준다.

시즌 2승을 거둔 ‘빨간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은 올시즌 LPGA투어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상금 69만9735달러로 스테이시 루이스(64만8730달러)를 제치고 1위가 됐고, 올해의 선수부문에서도 85포인트로 2위인 리디아 고(72포인트ㆍ뉴질랜드)에 앞선 1위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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