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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인 46% “태평양전쟁은 침략과 자기방어 양면성”
[헤럴드경제] 일본인 절반 가량은 태평양 전쟁이 침략과 자기 방어라는 성격을 모두 지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 신문이 전후 70년을 맞아 일본과 독일에서 최근 벌인 여론조사 결과, 일본인 응답자의 46%는 태평양 전쟁의 성격이 침략 전쟁과 자위(自衛) 전쟁의 두 가지 면을 모두 지닌 것이라고 답했다.

침략전쟁이라는 답변은 31%, 자위전쟁이라는 의견은 6%였다. 15%는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전후 50주년을 맞이해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이 “식민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앞선 전쟁의 성격이 침략이라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침략과 자기 방어 성격을 모두 지닌 전쟁이라는 답변이 많은 것은 전후 청산, 책임 추궁, 교육 등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이 2006년 4월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침략 및 자위 전쟁이라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4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태평양전쟁에 관해 학교에서 확실해 배웠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한 일본인은 13%에 불과했고 79%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이 왜 전쟁을 하게 됐는지 따지고 밝히는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65%, 충분했다는 견해가 23%였다.

독일인은 나치스 시대에 관해서 48%가 제대로 배웠고 46%가 그렇지 못했다고 반응해 차이를 보였다. 또 나치스 시대를 부른 이유를 따지고 규명하는 작업이 충분했다는 답변은 41%, 부족하다는 응답은 52%였다.

전쟁이 끝난 후 전범을 처벌한 재판인 극동군사재판(일본), 뉘른베르크 재판(독일)에 관해 아는 비율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극동군사재판(일명 도쿄재판)에 관해 일본인은 3%가 내용을 잘 안다고 답했고 30%가 내용을 어느 정도 안다고 반응했다. 내용은 모르지만 재판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는 답변은 47%였다.

뉘른베르크 재판에 관한 독일인의 반응은 잘 안다 21%, 어느 정도 안다 47%, 내용은 모르지만 있었다는 것은 안다 25%였다.

일본인 응답자의 56%는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26%만 반대했다.

이 문항은 9년 전 조사 때보다 찬성이 6% 포인트 늘고 반대가 5% 포인트 감소했다.

전쟁이나 식민지배 또는 점령에 관해 주변국에 충분히 사죄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일본인 57%, 독일인 73%였고 불충분하다는 반응은 일본인 24%, 독일인 21%였다.

일본인 응답자의 74%는 전후 50년과 전후 60년에 발표된 총리 담화에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해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 사죄’ 등의 표현을 넣은 것이 타당하다고 답했다.

사죄의 메시지를 계속 내야 한다는 의견은 46%, 그럴 필요가 없다는 답변은 42%였다.

독일인 응답자에게서는 사죄를 계속해야 한다는 견해가 55%,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42%로 집계됐다.

이밖에 일본인 응답자의 73%는 재일 한국, 조선인을 겨냥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일본에서는 20세 이상 유권자 3000명에게 지난달 11일 우편으로 질문지를 발송해 이뤄졌으며 이달 10일까지 2080명이 회신했고 이 가운데 유효한 응답을 보낸 이는 2016명이었다.

독일에서는 지난달 11일∼2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고 유효 응답자는 1000 명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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