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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남편姓 따르지 않는 美 여성 부호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결혼한 여성이 남편의 성(姓)을 따르는 것은 미국 등 서양의 관습입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ㆍ59)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1994년 MS 직원이었던 멜린다 프렌치(50)와 결혼하면서 아내의 성이 멜린다 게이츠로 바뀌는 식입니다. 하지만 1조원 이상의 부(富)를 보유한, 미국 여성 부호들 중에는 남편의 성을 쓰는 것을 거부한 경우가 많습니다.

셰릴 샌드버그(왼쪽)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데이비드 골드버그 서베이몽키 최고경영자 부부.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커플 중에서 금실 좋기로 소문난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ㆍ45)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부부가 대표적입니다. 샌드버그는 2004년 미국 하버드대 재학시절 만난 데이비드 골드버그(David Goldbergㆍ46)와 결혼했습니다. 남편 골드버그는 1999년 설립된 세계적인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서베이몽키의 최고경영자(CEO)입니다.
하지만 샌드버그는 결혼 이후에도 ‘골드버그’가 아닌 ‘샌드버그’라는 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독 미국 정보기술(IT) 부호의 아내들이 결혼 전 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ㆍ42)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ㆍ41)의 아내들도 결혼 전 성을 쓰고 있습니다.

래리 페이지(오른쪽) 구글 공동창업자와 그의 아내 루신다 사우스워스.

292억달러(한화 약 31조7000억원)의 자산을 가진 페이지는 스탠퍼드대 생체의학 박사과정을 나온 루신다 사우스워스(Lucinda Southworth)와 결혼해 자녀 두 명을 두고 있습니다.
287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브린은 최근 아내였던 앤 워짓스키(Anne Wojcicki)와 결별했습니다. 물론 결혼한 후 이혼 전까지 브린 아내의 성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생물학을 전공한 워짓스키는 현재 유전자 신생벤처기업 ‘23앤미’(23andME)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산이 362억달러에 이르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부인 프리실라 챈(Priscilla Chan)도 결혼 전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페이스북 창업자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

이들의 아내가 결혼 전 성을 유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미국 경제학계에서는 여성 학자들이 결혼 후 성이 바뀔 경우 논문 인용 등 혼동을 피하기 위해 성을 바꾸지 않는 게 전통입니다. 여성 부호들의 경우에는 유대계 전통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대인은 배우자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유대인 혈통일 경우 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같은 전통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통치 시절 횡행했던 유대인 학살과 관련 있습니다. 가족 전부가 몰살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부부 중 한 명은 유대인 성을 쓰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 샌드버그 부부와 브린, 페이지, 저커버그 모두 유대인 집안 출신입니다.
세계 억만장자의 40% 정도가 유대계인 점을 미뤄보면 유독 억만장자 중에 남편 성을 따르지 않는 아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최근 미국 내 여권신장으로 하이픈(-)을 넣어 남편과 아내 성을 둘 다 쓰거나 결혼 전 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를 지, 성을 그대로 유지할 지는 개인의 선택이 되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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