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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 김경률 떠났지만…‘김경률 큐’는 계속된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한국 3쿠션 당구의 개척자 김경률(35)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지 50여일이 지났다. 그의 익살스런 표정과 호쾌한 경기 모습은 더 이상 실물로 볼 수 없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당구계와 팬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터다. 그리고, 그의 이름이 붙은 당구 큐 ‘김경률 큐’ 또한 계속 생산돼 선수들과 팬들의 파트너로 남을 수 있게 됐다.

소위 ‘김경률 큐’로 불리는 당구 큐가 그의 사후에도 계속 생산된다. 당구 큐 메이커 ㈜한밭(대표 권오철)은 “김경률 선수 생전 그를 위해 만들기 시작한 ‘플러스프로더블유(PLUS-proW)’ 큐의 제작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17일 확인했다.


이 큐는 지난 2009년 김경률을 위해 한밭에서 제조하기 시작한 선수용 큐다. 신장이 185㎝로 당구선수로는 장신인 그를 위해 통상 제작되던 140㎝보다 긴 143.5㎝ 길이로 제작됐다. 김경률은 이 큐를 들고 이듬 해인 2010년 2월 터키 안탈랴 3쿠션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을 거둔다. 이 때부터 이 큐에는 ‘김경률 큐’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전까지 한밭 사의 후원을 받으며 플러스세븐, 플러스일레븐, 플러스레인보우 등의 모델을 사용해온 김경률은 이후로는 공식대회 때마다 이 큐를 애용했다. 기존에 없던 독특한 디자인이 적용된 이 큐는 김경률의 손에 들리기만 하면 보검처럼 위력을 발휘했다. 큐의 상대는 플러스상대, 유니크상대를 무게별로 상황에 맞게 사용했다.

2010년 세계 3위로 올라선 김경률은 2011년 첫 월드컵인 그 해 2월 터키 트라브존 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한다. 이로써 역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세계 랭킹 2위에 등극하게 된다. 김경률은 생전 “재능도 있었겠지만,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많은 시간을 매달린 결과”라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의 활약은 국내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됐다. 그들이 해외 진출을 결심하도록 교두보 역할을 했다. 현 세계 랭킹 1위 최성원은 김경률이 우승 물꼬를 튼 이후 2011년 아지피(AGIPI) 국제대회, 2012년 터키 월드컵에 이어 2014년 세계선수권까지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조재호, 강동궁도 각각 월드컵 우승 맛을 보며 국제무대에서 한국 당구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밭의 권혁준 팀장은 “김경률 선수가 이 큐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국내외 프로선수들과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제품이 됐다”며 “터키의 루트피 세네트, 네덜란드의 장 폴 드부르인, 베트남의 응유엔 쿽 응유엔 등 정상권 선수들이 스폰서십을 통해 이 큐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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