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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전공수 극진, 올림픽 위해 자존심 내려놓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실전 지향 공수도의 대표주자인 극진공수도(쿄쿠신카라테)가 올림픽 진출이란 대의를 위해 비실전성을 상징하는 기존 공수도의 ‘슨도메 룰’을 포용하기로 했다.

이는 극진공수도로서는 ‘대변신’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입장 변화다. 실전에 도움이 된다면 킥복싱, 무에타이, 심지어 브라질유술 등 타 무술의 기술 도입과 실험에 적극적이지만, 비실전적인 무술 요소에는 무관심을 넘어 배척했던 것이 극진공수도의 종래 입장이었다.

고 최영의 선생이 일본에서 창시한 극진공수도는 상대의 신체에 직접 타격을 하지 않고 직전에 공격을 거두는 기존 공수도를 탈피해 실전처럼 실제 공격을 주고받는 ‘풀컨택트’를 지향했기에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극진은 이제 공수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기존 공수도단체와 손을 잡으며 그들의 경기 및 훈련 방식도 도입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극진회관(쿄쿠신카이칸)의 마츠이 쇼케이(문장규) 관장.

일본 현지 16일 보도에 따르면 전일본공수도연맹(전공련)은 당일 도쿄에서 국제공수도연맹극진회관과 우호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 공수도가 정식총목에 진입하는 데 상호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전공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단체인 WKF(세계공수도연맹)의 산하단체다. WKF는 슨도메룰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극진 측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이번에 양해각서를 쓴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마츠이 쇼케이(문장규) 극진회관 관장(대표)은 “(기존 공수도와 극진공수도를) 악기에 비유하자면 기타와 바이올린 정도 다르다”라고 하는데 “올림픽 종목이라면 WKF 규칙이 명확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종목채택을 위해서도 단결하겠다”며 공수도가 WKF 방식대로 올림픽 종목에 진입하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 공수도단체간 협력을 통해 극진회관 출신의 극진공수도 선수도 전공련에 선수 등록을 한다면 올림픽의 문호가 개방된다. 극진 측은 오는 11월 현지에서 열리는 전공련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선수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WKF의 슨도메 룰을 훈련 프로그램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공수도는 한국의 태권도에 치여 매번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좌절돼 왔다. 하지만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개최도시가 새로운 종목을 1,2개 추가할 수 있는 권한을 IOC로부터 부여받은 까닭에 정식종목 채택에 대한 현지 기대가 높은 상태다. 물론 그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야구의 재채택과 소프트볼 등 유력종목과 한정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까닭에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

마츠이 관장은 현지 인터뷰에서 “WKF 룰의 도입은 실전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수도의 올림픽 진입이) 어렵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도 올림​​픽 선수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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