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러를 앞두고 러시아를 찾은 현영철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4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위협을 계속하면서 남한과 침략적 군사훈련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영철은 “미국은 현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남조선을 압박하면서 러시아, 중국 등과의 대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북조선이 자주적 국방력을 튼튼히 다지지 못했더라면 현재 중동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전쟁의 불도가니 속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미국이 북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우리에 대한 핵위협을 가하지 않았더라면 핵무기 보유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조선의 핵보유 결단은 반세기 이상 이어진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핵위협, 우리 제도에 대한 전복과 압살 정책의 필연적 귀결”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화국의 핵보유로 조선반도(한반도)의 안보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의 핵위협이 청산되지 않은 한 절대로 포기할 수 없고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바로 선군조선의 핵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영철은 이와 함께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한반도정세가 당장이라도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폭발 직전의 상황으로까지 가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훈련이 미국과 남조선의 주장대로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것이라면 일촉즉발의 위기 상태인 조선반도와 그 주변이 아닌 미 본토와 그 주변에서 하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평화를 원하지만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도발과 침략전쟁을 강요하는 길로 나오면 공화국 군대는 도발에는 즉각적인 대응타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상용무력에 의한 전쟁이든 핵전쟁이든 미국이 원하고 택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과 작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현영철은 이날 중국, 이란, 파키스탄, 인도 등 11개국 국방장관이 연사로 나선 회의에서 9번째 연사로 나서 15분가량 연설했다.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는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으며 4회째를 맞이한 올해에는 ‘국제안보: 도전과 전망’을 주제로 70여개 국가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대부분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로 주요 서방국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현영철은 전날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면담을 갖고 북·러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영철의 방러는 김 제1위원장의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 참석을 위한 러시아 방문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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