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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R&D 현장을 가다] 아침햇살·초록매실·하늘보리…‘웅진식품 중앙연구소’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국내 최초의 쌀음료 아침햇살은 1999년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쌀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도 마시기 편한 액상 타입으로 가공하기 위해 볶은 현미와 백미를 효소 분해시킨 뒤, 맑은 액을 얻는 고유의 쌀음료 제조방법이 적용됐다. 아침햇살은 출시 후 2014년까지 총 매출 6700억원을 거뒀다. 여기에 제조된 쌀은 총 1700kg에 달한다. 이를 밥 공기로 환산하면 1억3000공기가 나온다.

같은 해 출시된 초록매실은 식중독 예방 및 배탈에 좋은 매실의 효능과 여름에 잘 어울리는 청량한 맛이 어우러져 이듬해 1000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출시 후 지난해까지 생산된 초록매실의 총량을 180ml병으로 환산하면 총 34억병에 달한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 1인당 68병을 마신 것과 같은 양이다. 


웅진식품 연구원이 음료제조 공정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파일럿 설비에서 초록매실 시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이듬해 출시된 하늘보리는 집에서 끓여먹는 보리차를 용기에 담아 판매한 것으로, 출시 후 지난해까지 소비된 하늘보리는 총 1억3000만 리터로, 이는 잠실수영장 62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하늘보리 제조에 사용된 보리의 양은 총 320만kg이다.

지난 1991년 설립된 웅진식품 중앙연구소는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들을 꾸준히 내놓으며 대한민국 음료시장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아침햇살과 하늘보리를 개발해 대량 생산하는데는 웅진식품의 미생물 제어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웅진식품은 곡물음료를 제조하면서 곡물 고유의 풍미를 지키면서도 상온 유통과정에서도 미생물이 증식되지 않도록 적절한 원료의 배합비와 적정한 살균 온도, 살균 시간 등을 찾아내는데 오랜 공을 들였다.

오렌지 주스 중심의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하던 지난 2004년 한국의 주스시장에 알로에, 토마토 같은 채소 소재를 내세워 전체 주스시장 톱3 브랜드가 된 ‘자연은’도 웅진식품 중앙연구소의 작품이다.

중앙연구소는 새로운 소재 발굴은 물론 공정혁신과 유통과정 개선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8월 출시된 국내 최초의 상온 착즙주스인 ‘자연은 지중해 햇살’이다. 자연은 지중해 햇살은 착즙주스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짧은 유통기한과 냉장유통이라는 한계를 지닌 만큼, 상온유통이 가능하면서도 9개월이라는 긴 유통기한을 갖도록 했다.

이는 무균상태에서 원스톱으로 용기를 제조하고 음료를 용기에 담아내는 아셉틱 공법이 있기에 가능했다. 아셉틱 공법은 기존 차음료 제조에는 사용됐지만, 주스 제조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온 착즙주스 개발에는 김미정 웅진식품 중앙연구소 소장의 공이 컸다. 아침햇살,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의 개발과정에 모두 참여했던 김 소장은 별도의 첨가당 없이 단맛을 내는 당도 높은 오렌지를 찾기 위해 직접 비행기를 타고 그리스, 영국,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을 다니며 원료 산지와 품종 선택부터 주스 착즙을 위한 공장설비 선정까지 직접 살폈다.

그 결과, 스페인에서 충분한 일조량과 토질로 품질 좋은 발렌시아 오렌지와 템프라니요 포도를 생산하는 농장을 발견해 원산지로 낙점했다.

자연은 지중해 햇살은 출시 5개월 만에 7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착즙주스 시장 점유율 7%를 차지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자연은 지중해 햇살은 1L 기준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를 합쳐 월 평균 20만개 정도 생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착즙주스 시장은 전체 주스시장의 3~4% 정도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편이다. 미국 주스시장의 46%, 프랑스의 40%, 영국의 38% 정도는 착즙주스 시장이다.

웅진식품 중앙연구소는 발효홍삼 개발에도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홍삼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사포닌이 풍부해 현대인의 보양식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한국인의 37%는 사포닌을 분해할 수 잇는 체내 효소가 없어 홍삼을 먹어도 큰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웅진식품은 사포닌의 체내 흡수를 높이기 위한 홍삼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 2006년에는 홍삼농축액을 발효시켜 사포닌 입자를 체내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분해한 발효홍삼 제품을 선보였다. 2013년에는 한국 전통식품에서 추출한 웅진식품 고유의 유산균(WJ-33)과 이 유산균을 활용해 발효홍삼을 제조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기도 했다.

웅진식품 중앙연구소가 음료 및 식품과 관련해 받은 특허는 총 30건으로, 이 가운데 유산균과 발효기술 관련은 13건, 해외 특허는 6건이다.

김미정 소장은 “첨가물을 넣지 않고 원료 고유의 신선한 맛과 영양을 담은 제품 개발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알로에처럼 기존 웅진식품이 강점을 갖고 있는 소재에 대해 캡슐이나 건강기능식품 알로에겔, 주스 외 다양한 형태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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