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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미래의 국왕을 만드는 숨은 그림자…영국 왕실의 보모들
윌리엄 왕세손 보모·케이트 왕세손비 비서
왕실 충성도·존경심 등 엄격한 기준 선발
경력 10년 1억원대 연봉 서열에 오르기도

양육 등 보모 그 이상의 역할 수행
은퇴후 여행 초대·저택 평생 무료 대여 등
종속적 하인과 다른 특별한 관계 유지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부부는 2013년 아들 조지 왕자를 얻고 한때 보모 없이 생활했다. 하지만 점점 공식 일정이 많아지면서 결국 왕실 전통에 따라 보모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부부는 직접 면접을 통해 놀랜드(Norland) 대학을 졸업한 스페인 출신의 마리아 테레사 튜리온 보렐로(Maria Teresa Turrion Borrallo)를 조지 왕자의 보모로 고용했다. (맨아래 사진①)

놀랜드는 영국 최고의 보모 양성기관으로, 이 대학 졸업자들은 초봉이 3만 파운드(약 4800만원)며 10년 정도 경력이 쌓이면 10만 파운드(약 1억66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을 비롯해 슈퍼리치들과 고위층 가정이 놀랜드 졸업자를 선호한다. 


영국은 조지 왕자가 향후 왕실의 ‘얼굴’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조지 왕자의 양육을 담당할 마리아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마리아 말고도 케이트 왕세손비의 곁을 지키는 이는 또 있다. 바로 개인 비서 레베카 디콘(Rebecca Deacon)이다. 공식행사 때마다 케이트를 그림자처럼 수행해 케이트의 오른팔로 불린다.

사실 레베카는 케이트보다 윌리엄 왕자와 먼저 인연을 맺었다. 2007년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비의 10주기 추모 콘서트를 준비하던 윌리엄 왕자는 프로듀서의 보조로 일하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레베카를 눈여겨 봤다. 이후 레베카는 해리 왕자의 자선사업도 헌신적으로 도우며 왕실의 관심을 받았다. 윌리엄 왕자는 결혼 후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을 케이트의 비서로 두고자 했다. 그때 떠올린 이가 바로 레베카였다. 


케이트와 동갑인 레베카는 말동무를 해주며 케이트가 왕실에 적응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차 케이트가 왕비가 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도 일찍이 보모들의 손에서 자랐다. 그중 티기 레그-버크(Tiggy Legge-Bourke)는 성인이 된 두 왕자들과 지금도 애틋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불화를 겪을 때부터 왕자들을 돌봤던 티기는 은퇴 후에도 왕자들의 졸업식과 결혼식에 참석하며 보모 이상의 역할을 했다.(맨위 사진③)

그에 대한 신뢰감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1998년 티기는 13살의 해리 왕자가 보호장비도 없이 50m 높이의 댐 위에서 하강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곤욕을 치렀다. 이때 왕자들이 적극 변호에 나서 보모의 해고를 막은 일화는 유명하다.

윌리엄은 자신이 6개월 영아였을 때부터 15년간 돌봐준 보모 올가 포웰(Olga Powell)이 2012년 사망하자 보모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한다며 왕실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사진④)

찰스 왕세자의 보모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발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실에 대한 충성과 존경심을 중요시했다. 그렇게 고용된 메이블 앤더슨(Mabel Anderson)은 역대 보모들 중에서도 왕실 가족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32년간 왕실을 위해 일했던 메이블이 1981년 은퇴하자 여왕과 찰스는 왕실 소유의 저택을 평생 무료로 대여해줬다. 또 여왕은 자신의 크루즈 여행에 메이블을 초대해 지난 세월 그녀의 헌신에 감사함을 표했다. 찰스 또한 성인이 된 후에도 조언을 구하거나 안정을 취하기 위해 보모 메이블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을 정도다.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하자 왕실은 은퇴한 메이블을 다시 불러 윌리엄과 해리 왕자의 안정을 돕는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사진⑤)

왕실 역사와 함께해온 역대 보모들은 자신을 하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왕실의 보모로서 미래의 왕과 왕비를 키우는 데 자부심을 느끼며 종속적인 하인과는 다른 전문직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들만의 전통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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