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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프로그래밍이 가장 쉬웠어요’, 저커버그ㆍ래리 패이지 IT리더들은 몇 살때부터?
올해부터 국내 중학교서 프로그래밍 의무교육
저커버그, 빌게이츠 등 IT부호들 대개 中 때 접해
시험과목 아닌 놀이로 즐기며 프로그램 개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지난 해 정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진흥방안에 따라 올해부터 중학교 신입생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필수로 배우게 됐다. 초등학교는 2017년, 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정규과목으로 도입된다.

프로그래밍은 컴퓨터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선 초등학생들의 프로그래밍 교육이 보편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엔 초등학생들의 과외목록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그럼 지금의 세계적인 IT기업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은 과연 몇 살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을까?

▶아버지 ‘바짓바람’ 타고 시작한 저커버그=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32)는 중학생 때 처음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치과의사였던 아버지 에드워드 저커버그가 그에게 직접 ‘아타리 BASIC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쳤다. 나중엔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비드 뉴먼을 집으로 불러 1대1 과외도 시켰다.

중학생 때부터 프로그래밍 놀이에 빠졌던 마크 저커버그.

아버지의 ‘바짓바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 저커버그를 집 근처 머시 컬리지(Mercy College)로 보내 대학생들과 컴퓨터 수업을 듣게 했다. 다행히 저커버그도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꼈다. 특히, 채팅 프로그램과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재능을 보였다.

그렇게 갈고 닦은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저커버그는 아버지 선물을 만들었다.

집에서도 종종 치과업무를 봤던 아버지를 위해 집에 있는 컴퓨터와 병원 컴퓨터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다. ‘저크넷(ZuckNet)’이라 이름 붙인 이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프로그래밍 놀이’를 즐기던 저커버그는 2004년 마침내 페이스북을 개발하며 IT업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다. 당시 나이는 고작 스무살이었다. 현재 자산은 364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프로그래밍으로 학급편성 ‘조작’(?)한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0)는 1967년 미국 시애틀 레이크사이드 스쿨에 들어가 처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당시 레이크사이드 스쿨은 주로 상류층 자제들이 들어가는 명문 사립 중ㆍ고교였다. 어머니회는 자선 바자회를 열어 번 돈으로 컴퓨터를 구매해 학교에 기증했다.

중학교 컴퓨터실에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빌 게이츠(오른쪽). 옆은 폴 앨런 MS 공동 창업자.

13살 소년 빌 게이츠는 좋아하던 수학 수업도 빼먹고 학교 컴퓨터실에서 아예 살다시피 했다. 여기서 만난 2살 위 선배 폴 앨런과 함께 프로그래밍 연습을 했다. 이때의 인연이 훗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으로 이어진다.

점심시간마다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던 빌 게이츠는 미국식 오목인 틱택토 게임을 첫 작품으로 내놨다. 이후 고등학교 땐 그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반 편성을 해보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빌 게이츠는 이때 자신의 반에 여학생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편성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돌아봤을 때 결코 나와 당시의 컴퓨터들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던 소년은 결국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를 일궈내며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그의 자산은 788억 달러(약 86조원)다.

▶ ‘부모님이 컴퓨터 선생님’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42)는 본인보다 더 컴퓨터에 능숙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일찍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아버지는 1965년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부문의 개척자고, 어머니도 미시간대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다.

6살 때부터 컴퓨터를 만진 래리 페이지.

가정에 컴퓨터가 있는 것이 흔치 않던 1970년대 래리 페이지는 부모님 덕분에 컴퓨터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며 자랐다. 6살 때부터 컴퓨터를 만진 그는 워드프로세서와 프로그래밍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때 이미 그의 인생항로가 정해졌는지 모른다.

미시간대에 진학해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래리는 스탠퍼드대학원에서도 컴퓨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여기서 만난 세르게이 브린과 컴퓨터를 갖고 놀며 검색엔진을 개발했고, 이것이 지금의 구글이 됐다.

▶‘혼자 공부했어요’ 독학으로 돌파한 이들=전자결제서비스 ‘페이팔’을 개발한 엘론 머스크(44)는 12살 때 책을 보고 혼자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블래스터’라는 게임을 500달러에 판 일화가 전해진다. 현재 자산은 121억 달러(약 13조원)다.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깨우친 이들. (왼쪽부터)엘론 머스크 페이팔 창업자-데이비드 카프 텀블러 창업자-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

마이크로 블로그 ‘텀블러’ 창업자 데이비드 카프(29)도 11살 때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15살 땐 아예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홈스쿨링(가정교육)을 택할 만큼 정규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텀블러를 2013년 야후에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받고 팔면서 청년부호 신화를 썼다. 현재 보유자산은 2억 달러(약 2200억원)다.

사진공유 SNS ‘인스타그램’을 만든 케빈 시스트롬(32)은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스탠퍼드대에선 전공으로 경영학을 택했지만 스스로 코딩을 공부하면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낮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엔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며 창업을 준비한 끝에 결국 2010년 인스타그램을 세상에 선보였다. 자산은 8억 달러(약 8700억원).

이처럼 대부분의 해외 IT 부호들은 중학교 전후로 컴퓨터를 접하면서 프로그래밍 세계에 빠져들었다. 독학으로 깨우치거나 부모의 가르침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학교 교육이 꼭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시험과목이 아닌 놀이거리로 프로그래밍을 즐기면서 자연스레 오늘의 위치에까지 올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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