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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명의들]갑상선암 최소절개 수술로 정평…인공기관도 개발 학구파
무결찰·무배액관 수술 입원기간 단축수술 흉터 안보이게 귀쪽으로 수술 편도선 줄기세포도 연구 특허출원도“갑상선 떼어내면 후두 망가지고 변성 조기발견때 수술해야 삶의 질 유지”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김한수 교수


무결찰·무배액관 수술 입원기간 단축
수술 흉터 안보이게 귀쪽으로 수술
편도선 줄기세포도 연구 특허출원도

“갑상선 떼어내면 후두 망가지고 변성
조기발견때 수술해야 삶의 질 유지”


“초등학교 4~5학년 때인가 세브란스병원에 간 적이 있어요. 이후 선생님이나 어르신들이 넌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으시면 항상 ‘연세대의대 가서 세브란스병원에서 외과의사 할거예요’라고 했죠. 아버님은 방송국(KBS) PD출신으로 편성국장까지 하셨고 어머니는 아나운서셨어요. 집안이 의사가족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요. 이후 단 한번도 장래희망이 바뀌지 않았고 대학도 연세대의대 입학했고 의대생때부터 줄곧 외과를 하겠다고 말하고 다녀서 모든 동기들이 다 알 정도였어요. 어릴적 꿈꾼대로 살고 있으니 일이 힘들어도 재밌고 즐겁습니다.”

이대목동병원은 ‘젊은 병원’을 내세우면서 지난 3월1일자로 주요센터장 인사를 단행했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끈 센터장 중 한명이 바로 이비인후과 김한수 교수(44)다. 연세대의대 91학번인 김 교수는 두경부암과 갑상선암 분야에서 이미 ‘최소절개수술법’등으로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수술 잘하기로 정평이 나 ‘젊고 실력과 패기를 갖춘’ 의사로 유명하다. 

“ 제가 좀 동안인 편이라 환자분들이 가끔 선생님이 직접 수술하시냐고 물어보세요. 환자입장에서는 나이 지긋한 의사분이 봐주시는 것이 마음이 편할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좀 더 친철하고 자세히 설명해드릴려고 노력합니다. 암 은 질환은 의사와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두경부에 발생하는 암인 후두암, 설암, 침샘암 등과 갑상선암 수술은 의사의 손끝에서 나오는 ‘테크닉’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다.

현재 모든 암 중에서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갑상선암’이다. 갑상선암 발견이 최근에 엄청 늘어난 것이 논란의 원인이지만 논란의 중심은 갑상선암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이 건강검진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진행이 매우 느릴뿐더러 생존율도 95%에 달해 굳이 수술이 필요한 것이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81명으로 매우 높게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인 평균인 5~7명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은 수치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초음파 등의 영상 기기가 발달하고 흔하게 사용함에 따라 작은 크기에 조기 진단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주장한다. 논란이 증폭되자 최근 서둘러 발표된 정부 권고안은 ‘무증상인 성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선별검사는 권고하거나 반대할만한 의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해 일상적 선별검사로는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즉, 증상이 없다면 굳이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김한수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이같은 권고안에 대해 할말이 많은 듯했다. “권고안을 보면 국가정책이 갑상선암은 잘 죽지않는 암이니까 서두를 필요가 없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한 검사도 필요없다는 것인데, 그런 식의 말은 비전문가가 하는 소리입니다. 어떤 의사도 사망률을 가지고 얘기하지는 않아요. ‘삶의 질’을 갖고 말해야죠. 나중에 암이 더 진행이 돼서 갑상선을 다 떼어내도 생명에는 물론 지장이 없어요. 하지만 후두가 망가지고 목소리가 변하고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가이드라인은 최종적으로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증상이 나타날때까지 수술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데 이것은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보면 의사의 직무유기이자 남용이라고 생각해요. 환자에게 해답을 드릴까요? 담당의사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당신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요.”

김 교수는 갑상선 수술시 ‘무결찰 무배액관 수술’이라는 수술법을 개발한 연구파 의사다. 일반적으로 갑상선 수술시 출혈이 많아 배액관을 삽입해 입원기간이 길어지는데 초음파소작기를 이용해 무결찰 수술 및 무배액관 수술을 시도해 입원기간을 단축시켰다. 현재 많은 병원에서 이 술기를 받아들여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 갑상선암 환자들이 수술후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미용’적인 측면이다.

“갑상선을 떼어내는 방법은 목쪽으로 하는 것이 가장 표준적이고 쉬워요. 하지만 동양사람들의 경우 서양사람들에 비해 켈로이드(피부의 결합 조직이 이상 증식해 단단하게 융기한 것)가 10%정도가 많이 발생하고 수술시 흉터가 많이 생겨요. 그래서 서양여성들은 목쪽에 흉터가 덜하니까 신경을 잘 안쓰는데 동양여성들은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쓰죠. 겨드랑이나 젖꼭지 등으로 들어가서 내시경으로 수술하는 방법은 이미 10여년전에 생겼고 제가 처음으로 시도한 방법은 귀쪽으로 들어가는 방법이예요. 어렵긴하지만 예후는 좋습니다. 제 조심스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직 미혼이거나 젊은 나이라면 목이 아닌 다른 부위로 하는 것이 미용적인 측면에서 좋지만 연세가 어느정도 드셨다면 목쪽으로 하는 것이 합병증도 훨씬 적기 때문에 권고해드리고 싶습니다.”

김 교수는 음성질환 쪽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두경부외과의 질환의 큰 축은 바로 두경부종양과 음성질환이다. “펠로우 2년을 영동세브란스병원(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하게 되었는데 저를 지도해 주신 최홍식 교수님이 음성분야의 대가셨어요. 2년 동안 다양한 음성질환 환자를 경험하게 됐는데 석사학위 실험주제를 일반인과 성악인의 발성 패턴 차이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면서 이후 평생의 연구 주제가 되었죠.”

김 교수는 이대목동병원에서 ‘학구파’로도 유명하다. 김 교수가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활동분야는 인공기관(Artificial Trachea) 재생과 편도줄기세포다. 두경부암수술시 기관튜브삽관에 의해 기관(Trachea)의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관은 숨을 쉬는 관문으로 이 부위가 손상될 경우 삶을 영위하는데 큰 문제가 발생한다. “교수 초년시절 이런 환자를 보면서 인공기관이 있다면 쉽게 치료가 될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공부를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조직공학 재생의학’이란 학문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박사학위를 하면서 연구를 시작했고 논문 발표 외에도 개발한 인공기관에 대해서 특허도 등록했습니다. 현재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공기관을 제작해 동물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김 교수가 또하나 매진하는 분야는 ‘편도선줄기세포’다. 줄기세포는 골수, 제대혈, 지방 등 다양하게 있지만 여러가지 제한점이 있다. 그 중 제일 큰 제한점은 세포의 공급량에 한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줄기세포 공급원에 대한 연구가 있는데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수술 후 버려지는 편도선 조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연구를 통해 편도선 조직으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했고 이를 확립했습니다.

현재 편도선 줄기세포와 관련돼 출간된 논문 중 90% 이상이 우리 연구팀의 논문이예요. 관련특허도 출원했고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어 가능한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용 편도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라는 과제로 첨단 의료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2년간 총 4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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