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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첫 ‘1%대 금리’ 한달, 돈은 어디로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기준금리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대 진입한 뒤 한 달간 은행을 빠져나온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 특히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시중자금의 이동을 촉진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뭉칫돈이 증시 주변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다만 증시주변으로 몰린 뭉칫돈이 아직 주식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기업 실적개선 지속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에 따라 증시 대호항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 초저금리 시대’ 한 달…은행에서 증시로=13일 한국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 ‘금리 1% 시대’를 열면서 3월 한 달간 은행 수신 잔액의 증가폭이 2월(10조3000억원)에 비해 절반(5조7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또 올해 1~2월 두 달 동안 12조5000억원의 뭉칫돈이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갔다. 빠져나간 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와 증시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 달동안 국내 펀드시장에 모두 9조5460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 달동안 펀드 상품의 설정액 추이를 살펴본 결과,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모두 9조6185억원이 급증했다. 이어 해외주식형 펀드와 국내 채권형 펀드에 각각 1조115억원, 850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코스피ㆍ코스닥지수 상승에 환매 열풍이 불면서 주식형 펀드에서는 모두 2조626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주식형펀드의 환매 자금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 달동안 펀드시장에서 모두 9조546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증시 변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수익+안전’ 두마리 토끼 쫓는 채권형펀드ㆍELS 인기=특히 수익과 안전을 추구하는 국내 채권형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펀드 자산을 국공채나 회사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채권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을 거둔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3일 현재 13조1636억원으로, 올해들어서만 1조7689억원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4월13일과 견줘보며 1년새 3조9994억원이 늘어났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국공채나 회사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정기예금보다 0.5~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제일먼저 채권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중위험ㆍ중수익’ 대표 상품이 ELS에도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지난달 ELS는 모두 9조1960억원이 발간, 판매됐다. 발행금액 기준으로 월간 최대이다. 원금보장이 되는 파생결합사채(ELB)까지 합하면 지난달에만 10조2978억원이 발행됐다. 올들어서는 총 24조1039억원의 자금이 ELS와 ELB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 부동자금 주식투자 본격화에 촉각=기준금리 인하로 촉발된 시중자금의 증시 대이동은 서막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증시주변으로 몰린 자금이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선다면 코스피 지수는 역사적 박스권(1800~2100) 탈출은 물론 상반기중 2200선 돌파도 무난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13일 현재 108조원에 달하는 MMF 자금과 19조원을 넘어선 고객예탁금이 주식 매입으로 이어질 경우 2007년과 2009년에 나타난 주식시장 활황장세가 다시 한번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코스피가 상승 방향에 들어섰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관건은 시중자금 유입으로 대형주가 얼마나 오르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지속도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1월 각각 2조1317억원, 1조1349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던 외국인은 2월 1조1805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데 이어 3월 2조9541억원어치 사들였다. 4월들어서도 10일까지 5641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가격 매력이 높은 국내 증시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가치(PBR)는은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가격 매력에 따라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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