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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완종이 겨눈 전ㆍ현직 靑비서실장 3人 시간차 해명 ‘진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자원개발 비리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전ㆍ현직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3인이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

이 리스트에 정권 최고위 실세로 분류되는 역대 및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조리 등장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데다 자칫 해명에 미적댈 경우 의혹이 커져 각종 개혁을 처리해야 할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누구보다 먼저 해명에 나섰다. 경향신문이 10일 <성완종 “김기춘 10만달러ㆍ허태열 7억 줬다”>라는 제하로 전날 진행한 성완종 전 회장과의 인터뷰를 싣자, 주요 언론 매체와 직접 통화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황당무계한 일이다.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고인이 왜 그런 식으로 (주장을) 해놨는지 모르지만, 저와 관계된 부분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또 “저는 그런 식으로 공직생활을 해오지도 않았고, 그런 돈을 주면 저는 겁이 나서 받질 못해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고인이 계시면 서로 대질이라도 해서 진부를 따지겠는데 그럴 처지도 못되기 때문에 저로서는 언론에서 물어오면 있는 그대로 말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이렇게 말해도 믿는 분도 계시고 안 믿는 분도 계시겠지만은 제가 살아온 과정과 저의 생활태도를 보면 믿는 분도 계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사안으로 박 대통령과 통화를 했냐는 질문엔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정오께엔 청와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는 “경향신문에 보도된 금품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성완종씨의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이 마치 사실인양 보도되고 있는 것은 저의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히는 일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전 실장에 이어 허태열 전 실장도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청와대를 통해 기자들에게 전달된 해명자료에서 “성완종 전 회장이 인터뷰에서 2007년 경선 당시 본인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했다.

그는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 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하셨고, 이를 기회 있을 때마다 캠프 요원들에게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허 전 실장은 그러면서 “참여 의원들을 비롯한 캠프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어렵게 하루하루 캠프를 운영했다”며 “이는 박근혜후보 선거캠프를 매일같이 출입하셨던 언론인들께서도 잘 아시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병기 현 비서실장도 해명 대열에 가담했다. 앞서 김기춘ㆍ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성완종 전 회장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름이 거론됐다면, 이병기 실장은 검찰이 성 전 회장을 검시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이른바 ‘금품 수수’ 메모에 이름이 등장한다. 이 메모엔 김ㆍ허 전 실장을 비롯 친박(親朴ㆍ친 박근혜계) 의원 8명이 포함돼 있다.

이병기 실장은 이와 관련, “금품과의 관련이 아니라 (성완종 전 회장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데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했었던 것 같다”는 입장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내놓았다.

이 실장은 “성완종 회장이 최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을 즈음 이뤄진 통화에서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며 구명을 요청한 바 있다”며 “고 성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자신은 결백하니 도와달라며 진행 중인 검찰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나는 성 회장에게 자신이 결백하고 시중에 오해가 있다면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임해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는 게 좋겠다며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고, 앞으로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도 전한 바 있다”고 밝혔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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