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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리비아-칠레 영토분쟁 심화…‘남미 결속’ 재뿌리나
볼리비아 “성장위해 ‘태평양 출구’ 꼭 필요”
칠레 “1904년에 종결…불필요한 갈등”일축


볼리비아와 칠레가 ‘태평양 출구’를 확보하는 문제를 둘러싼 영토분쟁에서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남미에서 가장 골치 아픈 외교 현안으로 꼽히는 두 나라의 영토분쟁은 지역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10∼11일 파나마에서 개최되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칠레와의 영토분쟁 문제를 거론할 예정이다. 다음 달 4∼8일 열리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심리에 앞서 미주지역 국가들에 지지를 호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볼리비아는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19세기 후반 칠레와 치른 태평양 전쟁(1879∼1883년)으로 잃어버렸던 영토를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이 나라는 내륙국이 되고 나서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안데스 지역 티티카카 호수에서 해군 함대를 운용하며 태평양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았음을 드러내 보였다. 볼리비아 정부는 “태평양 출구를 확보하면 국내총생산(GDP)이 1.5%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영토 회복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칠레는 1904년 양국 간에 체결된 ‘평화와 우호협정’으로 태평양 해상 경계선 문제가 종결됐다며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협정으로 칠레가 일정 수준의 보상을 하고 볼리비아가 칠레의 아리카 항구와 안토파가스타 항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영토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은 “볼리비아 제품은 칠레 수출업자보다도 낮은 비용으로 칠레의 태평양 항구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태평양 출구를 확보하겠다는 주장으로 불필요한 외교갈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칠레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해를 이유로 OAS 정상회의 불참을 통보했다. 볼리비아와의 영토분쟁이 국제문제로 확산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9세기 말 볼리비아는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칠레와 태평양 전쟁(1879∼1883년)을 벌였지만 패배했다. 전쟁에 패배한 볼리비아는 400㎞의 태평양 연안과 12만㎢의 영토를 상실하며 내륙국이 됐다. 볼리비아는 2013년부터 태평양 전쟁 이전 상태로 영토를 회복하겠다며 칠레에 본격적으로 협상을 요구했으나 칠레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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