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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공장 폭발…어부지리 얻은 韓 파라자일렌(PX)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중국 푸젠성의 파라자일렌(PX) 공장에서 지난 6일 오전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의 폭발사고는 2013년 7월에 이어 벌써 두번째다.

한국 정유화학사들은 이웃국가에서 벌어진 대형사고에 가슴을 졸이면서도, 뜻밖의 ‘어부지리’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공급과잉으로 폭락했던 파라자일렌 가격이 이번 폭발사고를 기점으로 쭉쭉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파라자일렌 공장.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간 160만t의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중국 푸젠성의 드래곤 공장은 이번 사고 직후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이 공장에서 파라자일렌을 공급받아 연간 600만t의 고순도텔레프탈산(PTA)을 만들던 시앙루사도 공장 문을 닫았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 7월 소규모 폭발이 있은 후 두번째 폭발사고여서 정부 규제강화, 주민 반발로 올해 안에 재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파라자일렌은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병을 만드는데 쓰이는 화학원료로 2000년대 말 중국 수요가 급증하면서 SK, GS, 롯데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공장 증설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SK인천화학 등이 연간 305만t, 삼성토탈 171만t, 에쓰오일 165만t, GS칼텍스가 135만t,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코스모가 118만t, 롯데케미칼이 72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파라자일렌 증설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파라자일렌 업체들은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수익악화에 허덕여왔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중국 폭발사고로 600만t 규모의 PTA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당분간 중국 내 PTA 경쟁사들의 공장가동률이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PTA는 파라자일렌을 원료로 만드는 중간단계 화학물질인데, 문을 닫은 시앙루사의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경쟁적으로 가동을 늘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4월 현재 중국 시장의 PTA는 적정 재고수준인 월 1200만t을 훨씬 뛰어넘는 2000만t 수준으로 이미 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공장폭발을 계기로 평균 공장가동률이 기존 60~70%에서 9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PTA공장에 원료를 납품하는 파라자일렌 제조업체들은 하루아침에 제품가격이 치솟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6일 t당 813달러였던 파라자일렌 가격은 폭발사고 직후인 7일 853달러까지 올라갔다.

게다가 4~5월에는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코스모, 에쓰오일의 파라자일렌 공장이 정기보수를 위해 공장 문을 닫아 공급량은 더욱 빠듯해질 전망이다.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장기적으로도 중국 내 파라자일렌 공장 신증설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국내 석유화학사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다른 정유화학사 관계자는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환경오염과 안전 문제로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져왔던 곳”이라며 “그동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추진되던 중국 내 파라자일렌 공장 신증설이 벽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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