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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그 별에 사는 탐사선…①수성의 ‘메신저’
<태양 가까이에 있는 수성부터 가장 멀리 있는 해왕성까지. 침잠한 우주 곳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임무를 수행 중인 각 행성별 탐사선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HOOC=이정아 기자] 공전 주기가 가장 짧은 수성은 날개 달린 신발을 신은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헤르메스가 로마로 가면 메르쿠리우스가 되는데 그래서 영어로 수성을 ‘머큐리’라고 하죠. 같은 이유로 상온에서 가장 빨리 액체로 변하는 금속도 머큐리입니다.

수성의 궤도에는 지난 2011년 8월에 안착한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메신저호가 있습니다. 무인 탐사선이자 인류 최초의 수성 탐사선인 메신저호는 3000주 이상의 주회를 거듭하며 수성의 원소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성의 지도를 그렸죠. 그 덕분에 40억 년의 수성을 둘러싼 그간의 여러 가설들이 뒤집어지기도 했습니다. ‘수성 르네상스’라고 해야 할까요.
수성 궤도를 돌고 있는 무인 탐사선 메신저호.(NASA)

우선 메신저호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워 뜨겁고 밀도가 높기 때문에 수성에는 가벼운 물질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가설을 180도 뒤집었습니다. 거대한 화산이 폭발하면서 새로운 물질이 수성의 크레이터를 덮었고 대기에도 황 성분의 물질이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수성의 표면 성분도 달과 비슷하지 않았습니다. 수성 표면이 알루미늄이나 규산염 성분이 풍부한 암석으로 덮여 있지 않았거든요. 또 학계에서는 수성에 있는 크레이터의 기원이 주로 소행성과의 충돌로 생긴 것으로 추측했지만 메신저호의 관측 결과 수성의 크레이터는 화산활동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NASA)
현재 지구와 1억 km 떨어져 있는 메신저호는 주요 관측 임무를 마치고 수성의 궤도를 나홀로 돌고 있습니다. 다만 5개월 안에 연료가 바닥나 수성 지표에 떨어지게 됩니다. 고요한 우주에서 묵묵히 제 몫의 일을 해낸 메신저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죠.

대신 메신저호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탐사선이 있습니다. 유럽우주기구(ESA)와 일본항공우주청(JAXA)이 공동으로 추진해 만든 수성탐사선이 내년 7월에 발사될 예정이거든요. 이 탐사선은 7년 반에 걸쳐 수성으로 날아간 뒤 2024년 수성의 궤도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성에 도달한 탐사선은 나사가 1973년 발사한 ’마리너 10호’와 지난 2004년 발사한 메신저호, 단 두 대 뿐입니다.



(*)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 수성. 수성은 낮의 표면 온도가 427℃에 이르고 태양의 빛이 닿지 않는 쪽은 영하 183℃까지 떨어집니다. 기온 차이가 극심한 행성으로서는 독보적인 별이죠. 대기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가벼운 가스층이 있습니다. 수성의 표면에는 크레이터가 많습니다. 다만 크기는 달보다 조금 큽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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