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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주변의 세월호>④ “조금 빨리 가려다”…에스컬레이터의 역습
[헤럴드경제=배두헌ㆍ장필수 기자] 수많은 시민들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 잦은 이용 만큼이나 사고도 많아 대형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지만 시민들의 안전 의식은 제자리걸음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피해를 입은 544명 중 중상자가 403명, 사망자도 8명에 이를 만큼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인명피해 위험이 크다.

전국 2만7000여대의 에스컬레이터 중 75%가 넘는 2만1000여대가 지하철 역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판매영업 시설에 집중돼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도높다.
<사진설명>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가 각종 고장 등으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있다.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사고의 80% 정도가 이용자 과실이지만 관리ㆍ보수 부실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13일 광주의 한 백화점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화재로 10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특히 가장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는 항상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등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인명 사고는 684건이 발생했다. 주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오르내리거나 하는 등 이용자의 부주의가 주원인이다.

지난해 2월 서울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10여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있었고, 2013년 7월엔 분당선 야탑역에서 같은 역주행 사고로 39명의 시민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2012년 7월에에도 서울대입구역 에스컬레이터의 기계 결함으로 승객들 2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설명>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가 각종 고장 등으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있다.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대부분의 시민들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오르내리는 것이 위험하단 걸 알면서도 이미 굳어진 한줄서기 문화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7일 저녁 서울지하철 동대문역 환승 구간에서 만난 대학생 김의태(28) 씨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게 위험한건 알고 있다”면서 “가끔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누구 한명 넘어지면 깔려 죽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 다 한줄로 서서 걷는 사람들 자리를 내주는데 나만 길을 막으면 뒤에서 짜증을 내 어쩔 수 없이 한줄로 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 승강기안전과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않고 두줄로 서도록 홍보 자료를 계속 붙이고 있고, 관련 내용을 담은 공익방송도 내보내는 등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는 높은 곳으로 편하게 이동시켜 주는 기계지 빨리가기 위한 이동수단이 아니다”면서 “고장에 대한 우려만으로 두줄서기를 권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는 것 자체가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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