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이라크 방문 직후 “빈 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발언이 현실이 됐다.

한화건설은 김 회장의 발언 후 4개월이 지난 6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21억2000만달러(약 2조3400억원) 규모의 거대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한화건설은 지난 5일 바그다드에 있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별관에서 이근포 한화건설 대표이사,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 최광호 한화건설 부사장, 고강 한화건설 전무,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 등 한화그룹 관계자들과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 바하 알 아라지 부총리, 자와드 알 부라니 의회 경제부장(전 이라크 내무부 장관) 등 이라크 정부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 추가 공사 계약식을 체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베이스캠프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건설]

전체 공사금액 중 10%인 2억1200만달러를 계약체결 이후 60일 이내 선수금으로 수령하게 되며, 공사진행 진척도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받기로 해 공사대금 수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한화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서만 누적 공사 수주액 100억달러(약 10조8500억원)를 돌파함으로써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의 선구적인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이 공사는 분당신도시급 규모인 10만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와 연계된 추가 공사로, 신도시를 구성하는 필수 시설인 약 300여개 학교와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도로, 상하수도 등을 건설하는 사회기반시설 공사다.

60여만명이 거주하게 될 비스마야 신도시의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이번 공사가 추진됐다. 공사완료 시점인 2019년에는 내전 이후 현대화된 도시로서 이라크의 발전된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이라크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이번 공사 수주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 직접 달려가 현지인의 신뢰를 얻었고, 직원들을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공수함으로써 사기를 높여줬다. 특히 이라크 정부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현장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혀 현지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강한 신뢰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미 알 아라지 NIC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 국민들의 희망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전임직원들이 혼신을 다해 공사에 임하고 있다”며 “비스마야 신도시를 세계적인 휴먼도시로 만들기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감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얻게 되면서 제2, 제3의 비스마야 수주에도 자연스럽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으며, 이라크 정부는 전후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100만호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현장에는 연인원 55만명에 이르는 근로자와 약 100여개에 이르는 국내 협력사들이 동반진출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수주를 통해 연인원 3만여명의 일자리 창출 및 10여개 이상의 협력업체들이 추가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건설이 이번에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는 한화그룹에 있어 제2중동 붐의 전초기지이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비스마야 신도시는 현재 총 8개 타운 중 첫번째인 A타운에 10층 규모의 아파트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