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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미국 MLB의 위기, 야구장엔 어르신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146년 전통의 미국프로야구(MLB)가 유소년 팬이 줄고 팬층이 고령화되면서 어르신들 잔치가 되고 있다. 문제는 시청자 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주된 팬층을 구성할 젊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MLB 내셔널리그의 140번째 정규리그 개막을 맞아 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야구팬들의 고령화와 경기 시청자 수 감소를 지적했다.

TV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결승전인 월드시리즈 시청자들의 평균 연령은 55.6세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5년 전만 해도 49.9세였고 1990년대 초반은 44~46세 수준이었다.

또 55세 이상 MLB TV 시청자 비율은 50%로 나타났고 10년 전 41%보다 9% 포인트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다른 운동종목과 비교해 봤을 때도 고령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MLB 팬층의 평균 연령은 53세로, 47세의 미국프로풋볼(NFL), 37세의 미국프로농구(NBA)보다 높다.

반면 젊은 팬층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포스트시즌 시청자 비율에서 6~17세 야구팬이 차지하는 비중은 7%였으나 최근 2~3년 사이 4%로 감소했다.

유소년 야구 팬층의 감소는 직접 야구를 하는 아이들의 감소로도 나타났다. 미국리틀야구협회 회원 수는 1990년대 300만 명에 육박했으나 2년 전엔 240만 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를 즐기는 리틀야구팀보다 유소년 선수 양성 전문 교육과정인 트래블볼이 인기를 끄는 것도 전반적인 유소년 팬의 감소 현상을 만드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프로야구 산업은 그동안 양적으로는 크게 팽창했으나 질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유소년 팬층 확보에 소홀했다는 비판과 함께 야구에 대한 인기는 시청자 수 감소로도 드러났다.

월드시리즈 TV시청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시절은 1978년부터 1982년 사이의 5년 동안으로, 해마다 평균 3800만 명이 월드시리즈를 시청했다. 반면 지난해 월드시리즈 시청자 수는 1380만 명으로 64% 급감했다. 호라이즌미디어의 브래드 애드게이트는 NBC에 “지난 6년 간 5번 시청자 신기록을 세운 슈퍼볼(NFL 결승전)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때문에 MLB사무국은 유소년 팬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롭 만프레드 신임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유소년들에게 야구가 지루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 정규리그에서 경기시간 촉진룰(스피드업)을 시행하는 등 빠른 경기전개와 디지털을 중시하며 유소년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야구 산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위스콘신대학 경제학자인 마이클 호퍼트는 “때로는 NFL의 경기 시간이 MLB보다 길지만 지루하다고 불평하는 이들은 적다”며 “MLB 사무국이 경기 시간을 조절하기보다 유소년들의 야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MLB의 내용이 더 공격적이라면 그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다면서 마운드 높이를 낮추거나 수비 시프트와 투수 교체를 제한하면 공격 야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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