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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인수분해]메르세데스-벤츠의 야망(野望), GLA 45 AMG
<인수 분해(因數分解,factorization)는 어떤 원소를 더 기초적이고 간단한 조각으로 분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동차라는 복잡하고도 우리 삶과 연결된 제품을, 기계적 측면은 물론, 브랜드와 역사, 마켓 포인트 등 다양한 인수(因數)들로 여러분께 분해해 전달하고자 합니다>



[HOOC=서상범 기자]메르세데스-벤츠의 야망(野望)이 최근 수입차 업계의 화제입니다.

20~30대 젊은 고객층을 끌어안기 위한 컴팩트 세그먼트의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최근 2030세대가 주도해온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는 조금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S클래스로 대변되는 사장님들의 차, E클래그가 상징하는 성공한 중산층 등 좋게말하면 성공의 상징, 부정적으로 말하면 다소 노후하다는 브랜드 이미지였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최근 A, B, CLA, GLA를 포함한 컴팩트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여기서 끝이라면 야망이라고 부를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기본 컴팩트 라인업에 메르세데스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 라인업을 추가해 실리적인 소비자 군과 고성능을 즐기려는 소비자 군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즉 촘촘한 라인업의 그물망을 세워 소비자의 니즈 이탈을 1%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치밀하고도 담대한 계획인 것이죠.

그 중에서도 최근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컴팩트 SUV 세그먼트인 GLA 45 AMG 4매틱을 최근 서울 도심 및 고속도로 등 200㎞의 구간에서 시승해봤습니다.

▶첫번째 인수(因數), 레이싱카의 DNA를 가진 디자인=먼저 날렵한 외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그먼트 상으로는 컴팩트 SUV이지만 자세는 레이싱카와 견주어 손색이 없습니다.

실제 이 차의 전고는 기본 GLA 모델보다 15㎜ 낮으며 전장도 28㎜가 깁니다.

날렵하고 유려한 느낌의 외관이죠.

여기에 차체를 감싸고 있는 에어로 파츠와 후미의 스포일러, 휠 안쪽의 붉은 색 브레이크 캘리퍼는 이 차가 AMG의 이름을 단 스포츠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AMG 특유의 크롬 트윈 배기구도 눈에 띄는 점이죠.

기본 모델을 바탕으로 한 내부 디자인도 레이싱 DNA를 품고 있습니다.

강렬한 붉은 색의 안전벨트와 세미버킷 시트는 이 차의 고성능을 기대하게 만들고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에 붉은색 스티치를 넣어 역동성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변속기 역시 일반 모델과는 다릅니다. 일반 모델이 스티어링 휠 우측 뒤쪽에 컬럼식으로 작동하는 반면, AMG 모델은 플로어식 레버를 사용해 그립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인수(因數), 작지만 강력한 AMG의 성능=시동을 켜자 AMG 특유의 강력한 시동음이 차량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사실 이런 고성능 차량을 시승할 때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 시동음과 배기음인데, 이전에 시승했던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가 묵직하게 지면을 울린다는 느낌이라면 GLA 45 AMG는 말 그대로 차체를 관통하며 운전자를 일깨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고 도로로 나섰습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그르릉거리며 토해내는 배기음은 소음이 아닌, 하나의 음악과도 같았습니다.

각 사의 고성능 차량의 고유 배기음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겠지만, 저에겐 AMG의 배기음이 조금 더 경쾌하고 역동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편 GLA 45 AMG 4매틱은 AMG 모델 최초로 2.0리터 4기통 엔진을 장착한 모델입니다.

AMG의 대표 모델인 C 63 AMG가 구모델의 기준으로 6.3리터 엔진을 장착한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AMG 특유의 폭발적인 달리기는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시승전에 하기도 했었죠.

그래서인지 역동성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악셀페달을 살짝 밟기만 했을 뿐인데 튀어나가듯 보여주는 반응성이 저의 선입견을 한순간에 날려버렸죠.

운전하는 내내 이 차가 정말 2.0리터 엔진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비밀은 터보랙을 최소화 한 트윈 스크롤 방식 엔진에 있는데요.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45.9kgㆍm. 최고속도는 25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단 4.8초 만이 필요한 이 엔진은 8만㎞이상의 시주행을 통해 검증됐으며 7단 DCT와 결합해 터보랙을 최소화하며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장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이처럼 달리기를 위한 차들이 감내해야 할 아쉬운 승차감을 느낄수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승차감을 내내 보여줬는데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운전 상황에 따라 구동 토크가 가변적으로 토크를 제어하는 4매틱 시스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비는 리터당 7.6㎞를 기록했는데, 주행 대부분 구간을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는 점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수치입니다.

▶세번째 인수(因數), AMG라는 유혹=이 차의 기본 모델인 GLA 200 CDI의 판매가격은 4860만원입니다. 무려 2000만원 이상을 줘야 AMG 엔진을 소유할 수 있죠.

이러한 점 때문에 AMG나 BMW의 M, 아우디의 RS와 같은 고성능 라인업에 대해 지나치게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받는다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고성능 라인업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분명 이러한 고성능 모델의 원형이 되는 기본모델과 외형이나 실생활에서의 활용도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AMG라는 브랜드를 단순히 가격대 성능비, 연비와 공간활용도라는 측면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 단편적인 평가라고생각합니다.

실생활에서 다 써먹지도 못할 토크와 마력을 집어넣은 이 차를 타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AMG라는 브랜드가 고수해온 최첨단 고성능에 대한 집착과 기술, 역사를 소유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AMG의 엔진은 단 한 명의 장인이 수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러한 특별함이 AMG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GLA 45 AMG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야망을 잘 보여줍니다.

AMG라는 꿈을 갖고싶지만 높은 가격을 이유로 생각을 접었던 이들을 유혹하기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죠. 기존 AMG의 엔트리 라인인 C 63 AMG의 경우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것에 비해 AMG를 꿈꾸던 사람들에게는 분명 솔깃한 유혹입니다.

또 이 차를 통해 AMG라는 신세계에 입문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상위급의 AMG로 넘어가게 만들고자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유혹도 분명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의 야망이 얼마만큼이나 퍼져갈지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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