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선봉장에 A, B, CLA, GLA를 포함한 컴팩트 라인업이 있다. 여기서 끝이라면 야망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각 세그먼트에 메르세데스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 라인업을 추가해 실리적인 소비자 군과 고성능을 즐기고자하는 소비자 군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즉 촘촘한 라인업의 그물망을 세워 소비자의 니즈 이탈을 1%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치밀하고도 담대한 계획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GLA 45 AMG 4매틱을 최근 서울 도심 및 고속도로 등 200㎞의 구간에서 시승했다.
먼저 날렵한 외관이 눈에 띈다. 세그먼트 상으로는 컴팩트 SUV이지만 자세는 레이싱카의 그것이다.
실제 전고는 기본 GLA 모델보다 15㎜ 낮으며 전장도 28㎜길다.
여기에 차체를 감싸고 있는 에어로 파츠와 후미의 스포일러, 휠 안쪽의 붉은 색 브레이크 캘리퍼는 이 차가 AMG의 이름을 단 스포츠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내부 디자인은 기본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강렬한 붉은 색의 안전벨트와 세미버킷 시트가 이 차의 고성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시동을 켜자 AMG 특유의 강력한 시동음이 차량을 휩쓸고 지나간다.
이런 고성능 차량을 시승할 때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 시동음과 배기음인데, 이전에 시승했던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가 묵직하게 지면을 울린다는 느낌이라면 GLA 45 AMG는 말그래도 차체를 관통하며 운전자를 일깨우는 느낌이었다.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고 도로로 나섰다.
사실 GLA 45 AMG 4매틱은 AMG 모델 최초로 2.0리터 4기통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AMG의 대표 모델인 C 63 AMG가 구모델의 기준으로 6.3리터 엔진을 장착한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AMG 특유의 폭발적인 달리기는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 터였다.
하지만 악셀페달을 살짝 밟기만 했을 뿐인데 튀어나가듯 보여주는 반응성은 이 차가 정말 2.0리터 엔진이 맞는지 의심이 들정도였다.
비밀은 터보랙을 최소화 한 트윈 스크롤 방식 엔진에 있다.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45.9kgㆍm. 최고속도는 25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단 4.8초 만이 필요한 이 엔진은 8만㎞이상의 시주행을 통해 검증됐으며 7단 DCT와 결합해 터보랙을 최소화하며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장했다.
한가지 더 놀라운 점은 이처럼 달리기를 위한 차들이 감내해야 할 아쉬운 승차감을 느낄수 없었다는 점이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승차감을 내내 보여줬는데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운전 상황에 따라 구동 토크가 가변적으로 토크를 제어하는 4매틱 시스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연비는 리터당 7.6㎞를 기록했는데, 주행 대부분 구간을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다는 점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수치다.
앞서 말한대로 이 차는 분명 메르세데스-벤츠의 야망을 잘 보여준다.
AMG라는 꿈을 갖고싶지만 높은 가격을 이유로 생각을 접었던 이들을 유혹하기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형 SUV에 7110만원(부가세포함)을 투자한다는 것에 내키지 않는다는 소비자도 있겠지만, AMG를 꿈꾸던 사람들에게는 분명 솔깃한 유혹이다.
또 이 차를 통해 AMG라는 신세계에 입문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상위급의 AMG로 넘어가게 만들고자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유혹도 분명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의 야망이 얼마만큼이나 퍼져갈지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tig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