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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넝쿨째 굴러온 구원, 한화맨 권혁

[ 헤럴드 순스포츠=원세미기자 ] 권혁은 건재했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권혁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2이닝 동안 1안타 1볼넷만 허용하였을 뿐, 4탈삼진을 잡아내며 맹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권혁의 활약을 등에 업고 4-2로 승리하였고, 두산의 연승을 끊어냈다.

권혁은 선발 미치 탈보트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탈보트의 호투로 경기는 한화가 앞서고 있었다. 출발부터 권혁은 타자들을 압도했다. 6회초 첫 상대 김현수를 138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 잭 루츠와 홍성흔도 나란히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세 타자 연속 삼진. 경기를 관람하는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속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모두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6km.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권혁은 빛나는 호투를 계속 이어나갔다.

7회 초 선두타자 오재원까지 4타자 연속 삼진 처리한 권혁은 이후 최재훈에 볼넷을 내주고, 김재환에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노련한 면모를 보였다. 후속타자 김재호에게 몸쪽 낮은 공으로 땅볼을 유도했다. 당황하지 않고 깔끔한 수비까지 선보여 배태랑다운 침착함을 보였다.

계속된 2사 2, 3루 상황에서도 정진호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한 권혁은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 35개의 투구수. 그 중에 볼은 10게에 지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25개.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전까지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제구 불안을 떨쳐버린 청신호였다.

권혁은 지난해까지 삼성맨으로서 512경기 37승 24패 11세이브 113홀드 평균자책점 3.24의 성적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그의 기량이 가장 올라왔던 시기, 즉 전성기 때라 할 수 있는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뽑히게 된다. 그만큼 ‘권혁’이라는 이름에는 언제나 승리의 기운이 따라다녔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계투 요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2012년부터 급격히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삼성 안에서 기회도 많이 잡지 못하게 된 권혁은,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삼성을 떠나게 된다. 권혁의 선택은 김성근이 이끄는 한화였다.

이제, 그가 다시 한 번 비상하려고 한다. 야구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그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한화와 권혁 스스로의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오로지 성적뿐이다. 한화와 함께 날아오르는 권혁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사진=한화 이글스>

semi@soo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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