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애플은 히틀러” 中부호의 도발, 그 속내는?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중국의 한 억만장자가 애플을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며 독설을 날렸다.

도발적 언사로 주목을 받은 이는 중국의 동영상 서비스 업체 러스왕 창업자 쟈웨팅(42) 최고경영자(CEO)다. 쟈웨팅 CEO는 보유 자산이 39억 달러(약 4조3000억원)로 중국 내 부호순위 35위에 올라 있다.

그는 지난 달 27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린 이미지 한 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림 오른쪽에는 히틀러의 모습을 한 인물이 붉은 완장을 차고 있다. 완장을 자세히 보면 애플사 고유의 사과 모양 로고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히틀러 뒤에는 ‘주의. 넘지 마시오(Caution. Do Not Cross)’라는 경고 문구가 적힌 출입제한 테이프가 둘러져 있다.

쟈오팅 CEO는 이 그림을 통해 애플의 폐쇄적인 성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웨이보에 남긴 글에서 그는 “애플이 기술 혁신을 방해하고 소비자들의 이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iOS(애플 스마트기기 운영체제)의 오만한 체제 하에서 전 세계 개발자들은 애플에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혁신이 정말 괜찮은 거냐”고 반문했다. 애플을 겨냥한 비판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애플 왕국은 이제 저물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제 애플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쟈웨팅 CEO가 이처럼 강성 발언을 쏟아낸 배경에는 최근 러스왕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것과 무관치 않다. 러스왕은 ‘중국의 유튜브’로도 불릴 만큼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다.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라 불리는 중국 3대 IT기업의 뒤를 이을 차기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러스왕은 내친 김에 전기차와 스마트폰 사업에까지 나섰다.

쟈웨팅 러스왕 CEO

그림의 중앙에 보이는 스마트폰 이미지는 최근 유출된 러스왕의 첫 스마트폰 X9000 디자인과 일치한다. X9000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채택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쟈웨팅 CEO는 중앙에 열려 있는 문의 이미지를 통해 안드로이드 폰의 개방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iOS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그림 아래엔 두 개의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데 하나는 히틀러를, 다른 하나는 다양한 인종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쪽을 향하고 있다. 젊은이들 뒤에는 태양과 언덕 위의 풍력 발전기를 그려 넣어 히틀러의 뒷배경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다.

상단의 문구에서도 애플을 ‘오만’과 ‘압제’라는 단어로 설명하며 안드로이드의 자유로운 특성을 부각시켰다. 결국 개방적인 자사 스마트폰과 폐쇄적인 애플의 아이폰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고 소비자들에게 질문을 던진 셈이다.

실제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체제를 여러 스마트폰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애플은 운영체제를 개방하지 않고 자사 기기에만 탑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폰 출시 초기부터 폐쇄성과 독재적 리더십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이 점이 오히려 애플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쟈웨팅 러스왕 CEO

사실 애플에 대한 이같은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구글도 최근 새 안드로이드 광고에서 iOS의 폐쇄성을 비꼬기도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쟈웨팅 CEO가 이번 도발로 자사 스마트폰을 제대로 홍보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5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쟈웨팅 CEO가 그의 웨이보를 통해 사실상 X9000 티저광고를 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