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외산 담배, PX 진입 이번엔 가능할까
2007년부터 군납담배 경쟁입찰
BAT등 매년 입찰불구 계속 탈락
일각선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충성마트(PX)에서 판매되는 군납 담배 경쟁 입찰 공고가 난 가운데, 외산 담배가 이번에는 PX에서 팔릴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국방부 국군복지단과 담배업계에 따르면, 복지단은 지난달 31일 ‘2015년 국군복지단 마트 일반담배 납품품목 선정 공고’를 냈다.

복지단은 기존에 PX에서 판매되던 제품 중 판매실적이 저조한 품목을 퇴출시키고, 대신에 신청 품목 중 맛ㆍ디자인ㆍ가격을 고려해 신규 판매 품목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올해는 PX에서 판매되는 총 20종의 브랜드 중 하위 브랜드 4~5종이 퇴출되고, 이 자리에 퇴출되는 수만큼의 신규 브랜드가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신청 조건을 채운 필립모리스, BAT, JTI 등 외국 담배업체들은 모두 입찰에 참가한 상태다.

당초 PX에는 외산 담배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지난 2007년 장병들의 소비자로서의 선택권을 넓히고 복지를 향상시킨다는 취지로 담배에 대한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해 외국 브랜드 담배도 입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외국 담배업체들은 매년 입찰에 참가했지만 아직까지 PX에서 외국 브랜드 담배가 판매된 적은 없다. 매번 한국 담배업체의 제품이 교대로 PX에 납품된 것이다.

외국 담배업체들은 젊은층의 담배 선호도를 감안하면 근 10여년 동안 PX 입찰에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영국 시장조사전문기관인 IMRB가 지난해 19~24세 청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6.16%가 외국 담배 기업의 제품을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단이 평가항목으로 내세운 맛과 디자인은 주관적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요소이고, 가격은 크게 편차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담배가 판매되는 것이 이치에 맞다는 것이 외국 담배업체의 논리다.

이 때문에 외국 담배업체들은 그동안 정부가 한국 담배 업체에 모종의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을 품어왔다.

특히 지난 2월 한 국내업체가 외국 담배 업체의 담배를 소매점 매장에 진열하게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면서 의심은 더욱 커졌다.

이 업체가 부당 이익을 제공해 경쟁업체의 진입을 막은 곳 중에는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PX도 포함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매년 3월에 경쟁입찰이 이뤄지던 것이 올해는 한달 가량 미뤄진 데 대해 공정위의 제재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외국 담배 업계의 PX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군대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당연히 국산담배만 판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군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익을 수호하는 군이 순이익의 대부분을 외국으로 가져가는 외산담배를 부대 내에서 판매하면 이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며 “국익을 수호하는 군의 자부심을 위해 부대 내 외산담배 판매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견도 있다. 군인이기 이전에 소비자 권리가 먼저라는 것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아예 국산 담배만 들어올 수 있도록 막은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경쟁 입찰에 붙인다고 해놓고 실질적으로 외국 담배 업체를 들러리를 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군인도 군인이기 이전에 소비자로서의 선택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