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강도가 높고 가격이 합리적인 철강이냐. 가벼워 연비개선 효과가 탁월하지만 가격이 높은 알루미늄이냐.”

자동차업계가 차량경량화와 연비 개선 과제 앞에서, 자동차 강판 소재로 어떤 것을 채용할지 고심중이다. 과거에는 압도적으로 철강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스포츠카에 적용되던 알루미늄 소재가 대중적인 차량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동차업계는 미국 정부가 시행한 신 연비규정(CAFE)의 연비 기준 강화와 미국 포드사가 픽업트럭인 F-150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신 연비규정은 목표 연비를 2012년 27.5MPG(Mile Per Gallon)에서 2025년엔 54.5MPG로 2배 수준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2년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인 포드 F-150이 차체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면서 자동차용 소재로 알루미늄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알루미늄 소재는 철에 비해 40% 가량 가벼워 차량경량화의 핵심소재로 꼽혔으나, 가격이 철 대비 4배가량 높다는게 걸림돌이었다.

포드의 대중적 양산차에 알루미늄이 대거 적용되면서, 업계에서는 2018년 북미 지역의 알루미늄 자동차강판의 수요가 올해의 3배 수준인 100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더커월드와이드는 2025년 북미지역 알루미늄 수요를 180만t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자동차 연비 향상의 중심은 엔진의 효율 개선에 있으며 차체 경량화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에 알루미늄 채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엔지니어링업체인 리카도에 따르면 북미 픽업트럭 시장의 경우 엔진의 효율 향상이 연비 증가 원인의 75%를 차지하고 차체 경량화를 통한 연비 증가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자동차 소재 중 철강의 비중이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북미 자동차용 알루미늄 출하량은 작년 22만t에서 2018년 90만t으로 급증했다가 다시 완만하게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철강의 자동차용 판재 수요 비중은 작년 98%에서 2021년 92%까지 떨어진 뒤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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