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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 손잡고 ‘우주 노화실험’…한계를 넘어선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우주에서의 365일에 도전한다. 수개월이 걸릴지 모르는 미래의 화성 유인 탐사에 대비해 오랜 시간의 무중력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운 우주왕복선 소유스호가 28일(현지시간) 오전 1시 42분(한국시간 28일 오전 4시 42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소유스호는 발사 6시간 정도 뒤 지상에서 350㎞ 상공에 떠있는 우주정거장(ISS)에 도킹에도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우주비행사이자 쌍둥이 형제인 스콧 캘리(왼쪽)와 마크 캘리. (AP/NASA)

이번에 ISS에 도착한 3명의 우주비행사 가운데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미국인 스콧 켈리와 러시아 연방우주청(ROSCOSMOS) 소속인 미하일 코르니엔코는 ISS에서 1년간 체류하게 된다. 이들은 2016년 3월 지구로 귀환한다. 그동안 우주비행사는 ISS에 6개월 정도 머물다 지구로 돌아온 점을 감안하면, 체류 기간이 무려 2배나 길어진 셈이다. 나머지 1명은 6개월 뒤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의료진은 앞으로 1년간 무중력상태의 ISS에서 보내는 이들 우주비행사들의 뼈와 근육에서 일어나는 신체의 변화와 감정의 변화를 측정할 계획이다. 통상 중력이 미약한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뼈와 근육의 손실이 증가하고 심장과 동맥 기능의 약화, 감각운동 수행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한 환경에서 다양한 한계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의미다.

NASA의 임상 연구프로그램 소속 마이클 배럿 박사는 “실험은 장기간 우주 비행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는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에 관한 지식을 상당히 쌓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쌍둥이다. NASA는 우주 비행사의 신체 변화를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같은 기간 지구에 머물고 있는 쌍둥이 형제이자 우주비행사인 마크 켈리와의 비교 연구도 이뤄질 예정이다. 쌍둥이는 타고난 신체 조건이 비슷한 편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신체적ㆍ정신적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러시아 소속의 우주비행사 2명이 1년간 무중력상태의 ISS에서 머물게 된다. (NASA)

우주정거장에서의 생활은 단조롭다. ISS의 고장을 수리하고, 새 부품이 오면 장착하는 일을 한다. 관측된 데이터 값으로 연구도 수행한다. 이들은 세계 기준시인 그리니치표준시에 따라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8시 10분께 일을 시작한다. 오후 1시에 점심을 먹고 운동을 하거나 연구를 한다. 평일에는 하루 10시간, 토요일에는 5시간 일하며 일요일은 쉰다. 업무는 오후 7시 30분에 끝난다.

한편 이번 실험에 도전하는 나사 소속 우주인 스콧 켈리는 “러시아 우주인 미하일 코르니엔코와 나는 앞으로 365일 동안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양국 간에 어떤 정치적 이슈가 있다 하더라도 미하일과 나는 동료이자 친구이고, 우주에서는 국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가장 오래 인간이 체류한 기록은 1994∼1995년 러시아가 세운 14개월이며 NASA는 7개월이 최장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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