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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원 수학 정상 진도보다 최대 7년 선행 수업”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입시 전문 주요 사교육기관의 수학 선행 수업이 교육당국의 정상적인 진도보다 최대 7년이나 빠르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최근 강남 송파 노원 양천 등지 주요 학원 13곳의 홈페이지 홍보 내용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A학원 강서본원의 선행도는 최대 7년이었다. 이 학원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정수론’을 수업한다고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B,C학원은 6년, 같은 지역 D학원은 5년 선행이었고, 대치동 3곳과 송파구 2곳, 노원구 중계동 1곳은 당국의 공식 진도보다 4년 선행 수업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조사대상 13곳의 평균 선행도(先行度)는 4.2년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고교 과정을 가르치는 셈이다.

이 단체가 최근 전국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 자녀가 수학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996명(99%)이었다.


단순히 특정 과목 때문에 힘들다고 느낀다면 ‘엄살이 심하다’고 충고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고통은 순전히 선행학습에서 파생된 것들로 분석된다.

학부모 응답자들은 자녀들이 수학 때문에 고통받는 구체적인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배워야 할 양이 많아서 59% ▷수학내용이 어려워서 57% ▷학원 선행학습에 의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떨어져서 41% ▷필요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무조건 배우게 해서 32% 등으로 조사됐다.

인지,사고,응용능력 범위를 벗어난 문제풀이 중심 선행학습 때문에 공부의 양, 난이도가 아이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고, 피동적인 문제 풀이, 필요성에 대한 회의 등이 악순환 구조를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 때문에 고통받는 이유 중 수능시험이 어렵다는 의견은 26%로 5위에 그쳤다.


이 단체는 “수학 사교육에 대한 별도조사를 벌인 결과 사교육 과열지구의 초등학생, 중학생 28%가 ‘하루에 수학에 바치는 시간은 3~4시간이고 그것도 모두 선행학습’이라고 응답했다”면서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고, 의미를 찾을 수도 없는 반복적 문제 풀이로 수학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가 반감되고 ‘수포자(수학포기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단체는 ▷수학교과서를 지금보다 20~30% 줄일 것 ▷수능 수학 시험 범위를 전공 계열에 맞게 조정할 것 ▷대학은 전공의 특성에 합당한 수학 지식을 요구할 것 ▷수능 수학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 등을 당국에 촉구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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