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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탁의 피부이야기(11)] 아토피치료의 정석은 돌아가더라도 바른길로 가는 것

필자가 사는 아파트는 연식이 좀 오래된 곳이라 최신의 아파트들이 추구하는 입주자의 편의가 고려되지 않은 설계가 군데군데 보인다.

특히 주차장의 경우 협소한 폭 때문에 주차를 하고 내리려면 문을 살짝 열고 온몸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게다가 운전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불친절한 기둥들이 곳곳에 세워져 출차를 할 때면 여간 조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급한 마음에 빨리 나가려다 보면 후진했다 다시 핸들을 꺾기 일쑤다.

때문에 주차장에서 나갈 때마다 불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날 처음부터 조금 돌아서 여유 있게 나오면 기둥에 부딪히지 않고 안전하게 나올 수 있다며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말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빨리 나가려는 마음에 너무 성급하게 운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둥은 건물을 받치기 위해 거기에 서 있어야 했는데 필자는 늘 기둥에만 불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천천히 운전을 해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울산아토피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 분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토피 환자분이나 가족들은 대부분 빠른 아토피치료방법을 원한다. 때문에 초기에 피부과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한 경우도 많다.

아토피치료방법 중 스테로이드만큼 빠른 방법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근본적인 아토피치료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근본치료가 아니더라도 피부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되기에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면 그래도 해볼만한 치료겠으나 스테로이드는 장기치료에 적용할 수 없다. 아무리 빨리 가는 길이더라도 아닌 곳으로 갈 수는 없다.
 
한의학적 아토피치료법은 스테로이드 치료에 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치료다. 스테로이드치료가 피부에 직접 작용하여 아토피증상을 완화시킨다면 한의학적 치료는 몸 내부의 문제를 해결해 그 결과가 피부로 나타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정확하고 안전한 길이다. 아토피치료의 정석은 건강을 회복시켜 피부를 되돌리는 것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1차적 아토피원인은 체내 과잉 된 열과 독소이며 2차적으로는 그 열과 독소가 잘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열과 독소가 잘 생기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아토피 체질이 원인인 것이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아토피치료를 위해 체내 열과 독소의 신속한 배출을 유도하며 열과 독소를 잘 배출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몸 안에 열이 많이 생기는 장부를 진정시키고 정상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치료 과정은 한 두 달 만에 이뤄지지 않는다. 본인이 지금까지 병을 키워온 시간을 생각해본다면 더욱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아토피치료에 있어 빨리 가려 하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 천천히 바른 길로 가고자 한다면 오히려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진정한 유아 성인 아토피치료법을 찾고 있다면 이 말을 꼭 명심하자. 내가 변하면 피부도 함께 변한다.

한편 한의사 이형탁은 아토피치료병원 프리허그한의원 울산점 수석원장을 맡아 아토피피부염, 건선피부염, 지루성피부염, 한포진, 두드러기 등 자가면역피부질환치료 및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학계에 이에 관한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으며 현재 비영리 봉사단체인 프리허그 아토피천식학교 및 보건소를 통한 활발한 아토피예방강의에 힘쓰고 있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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