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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에만 열 올린 채용설명회
기업들 ‘보여주기식 설명회’ 치중
채용관련 질문에도 어물쩍 넘겨…취준생 정보 얻으려다 실망 일쑤


대기업들이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줄이면서 최악의 고용한파를 앞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업 채용설명회와 상담회를 다녀보지만,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정작 궁금한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취준들 사이에선 기업들이 설명회 등을 기업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27일 서울 신촌의 한 명문 사립대에서 열린 대기업 채용설명회에는 전체 290개의 좌석 중 3분의 1 가량이 비어있었다. 

기업들이 설명회 등을 기업 홍보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대학에 채용설명회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설명에 집중하지 못해 휴대전화를 만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설명회 도중 나가는 학생들도 많았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사 소개가 끝나자 자리에는 100여명만이 남았다.

프레젠테이션에는 실무자의 경험이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보단 기업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을 법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회사 연봉이나 비전 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더 잘 알테니 답은 않겠다”, “전략경영 부문은 솔직히 말해주기 어렵다”라는 등 속 시원히 답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타 대학생임에도 채용설명회를 듣기 위해 왔다는 김모(26ㆍ여) 씨도 “인원 수는 유동적이라 해도 연봉은 말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설명회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불만은 채용 관련 행사에 여러 번 참석한 학생일 수록 컸다.

어느 기업의 채용설명회나 상담회를 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24ㆍ여) 씨는 “다만 다른 구직자들의 성향이나 회사 분위기만 가늠할 뿐”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적잖은 취준생들이 ‘혹시 이번에는 내가 놓쳤던 새로운 정보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채용설명회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몇 대기업이 영화관, 레스토랑, 카페 등에서 이색 채용설명회를 열며, 일부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보여주기식 설명회’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설명하느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취준생은 “막상 경쟁률이나 채용인원,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해도 회사 내부 사항이라는 답만 돌아온다”며 “심지어 내 스펙을 드러내고 정량적으로 어느 부서에 가장 잘 맞겠느냐고 물어본 적도 있지만 ‘그냥 원하는 직군에 지원하세요’라는 답만 들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취업포털 잡코리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기업 홍보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분위기나 인재상을 파악하는 목적으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혜림ㆍ장필수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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