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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제국(이토 게이카쿠, 엔조도 지음, 김수현 옮김, 민음사)=200년 전 영국 여류작가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냈다면 이토 게이카쿠는 움직이는 시체를 만들어냈다. 금단의 영역으로 직진해 들어간 이토의 상상력은 오랜만에 SF의 전율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토는 이 책의 프롤로그만 남기고 2009년 34세에 요절했다. 이를 이어 써내려간 이는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인 엔조 도. 엔조는 맹우 이토의 죽음 이후 미완성 유고를 물려받아 전체를 완성했다. 이야기는 19세기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자를 살려낸지 100여년이 흐른 세상에서 시작된다. 죽은 자의 몸에 가짜 영혼을 인스톨해 되살려내는 이 기술은 마부, 집사, 군인 등 사회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들에 적용된다. 의대를 다니다 정부에 스카우트 돼 군의관 신분의 첩보원으로 아프가니스탄 오지에 투입된 존 왓슨은 ‘죽은 자의 제국’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간다.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박진여 지음, 김영사)=전생을 읽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여자로 알려진 박진여씨가 지난 15년 동안 1만5000여명의 전생을 읽고 상담해온 특별한 얘기를 담았다. 내담자의 깊은 무의식속으로 들어가 그 심층에 자리한 영적 정보를 찾아내 아주 짧은 시간에 풀이해 주는 일이다. 대학에서 임상병리학을 전공하던 저자는 병원에서 환자의 혈액 체취 실습을 하던 중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채혈환자의 건강상태와 이후의 운명에 대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 것.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고통의 원인을 설명하고 진정한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안내한다. “어떤 계기로든 현생의 고난을 더 큰 맥락에서 바라보게 되면 삶은 놀랍게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책을 관통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세계의 도시는 흔히 내로라하는 건축경연장으로 불린다. 독특한 구조물, 마천루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지만 한편으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의해 재편되기도 한다. 건축이라는 주제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다양한 영역을 아울러낸 이 책은 도시에 대한 궁금증을 흥미로운 질문을 길잡이 삼아 풀어낸다. ‘오래된 도시들은 아름다운데 현대 도시들은 왜 아름답지 않을까’, ‘지루한 격자형 도시 뉴욕의 성공 요인은’, ’강북의 도로는 왜 구불구불한가‘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다. 권력의 얼굴을 지닌 중앙에서 죄수를 감시하는 팬옵티콘과 비슷한 모양의 파리 방사형 도로망,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타인을 내려다보는 펜트하우스 등 길과 건물이 만난 삶의 자리와 강남의 탐색이 눈길을 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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