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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또 무너진 안전제일…되풀이되는 사고 단골메뉴 ‘안전불감증’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또 ‘안전’이 무너졌다. 되풀이되는 사고의 단골메뉴는 ‘안전불감증’이다. 사고가 반복되면 그것은 이미 사고의 차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의 도로공사 현장에서 건설 중이던 교량상판이 붕괴돼 상판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이모(67) 씨 등 인부 9명이 1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이씨가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사고는 교량 상판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철근구조물 등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타설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콘크리트나 거푸집 등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지지대를 설치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지지대가 부실한 까닭에 공사현장에서 타설 작업 중 붕괴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11명의 부상자를 낸 서울 사당체육관 공사현장의 붕괴사고도 거푸집을 받쳐주는 동바리의 부실이 사고 중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즉, 이번 용인 사고 역시 천재지변처럼 불가항력적 변수가 작용해 발생한, 피치못할 사고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전형적인 공사현장 사고의 또 다른 사례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문제는 이런 유(類)의 사고가 사회 곳곳에서, 그것도 가슴을 쓸어내릴 틈도 주지 않은 채 숨가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2일 어린이 3명을 포함해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 역시 안전에 대한 느슨함이 사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도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빈도와 충격으로 안전사고는 우리 곁에서 잇달아 발생해 왔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 시점이지만 ‘세월호 이전보다 하등 더 나아진 게 없다’는 비관주의를 반박하기가 어렵게 되고 있다.

인재(人災)가 연달아 발생하는 사회는 천재(天災)가 연달아 발생하는 사회보다 훨씬 더 열등한 사회다.

천재를 당한 ‘사회는 사고를 막을 도리가 없었다’라는 알리바이라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인재를 당한 사회는 그럴 수 없다.

인재가 계속되는 사회는 인재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계속되면 그것은 이미 사고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하다. 사고가 계속되는 이 현상을 ‘사건’으로 규정하는 데서부터 문제해결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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