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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홀릭] ‘두 그루의 죽은 나무를 위한 기념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두 그루의 죽은 나무가 박제돼 있다. 철사처럼 가느다란 지지대들은 부서질 듯 견고하게 생을 연장시켰다. 벨기에 작가 기드온 키퍼(Gideon Kiefer)의 ‘두 그루의 죽은 나무를 위한 기념비(Monument pour deux Arbres Morts)’라는 작품이다. 죽었지만 살았고, 살았지만 죽은 존재, 나무는 곧 작가 자신의 투영이다.

작가는 병으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다.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이 어려운 당시 그가 택한 것은 예술이었고, 절박한 몸부림과 무의식의 세계는 그의 작품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죽은 새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캔버스가 아닌 오래된 책 표지를 뜯어 연필과 과슈 등을 이용해 세밀화를 그린다. 그래서 낡은 책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다. 작품마다 붙는 설명에는 제작년도 대신 자신이 다시 살아난 날을 기준으로 날짜를 세어 적고 있다. 2015년에 그린 이 작품에도 AD 1976이라는 날짜가 붙었다. 

죽은 두 나무를 위한 기념비, 책 표지에 연필, 과슈, 아크릴, 먹, 22.5×30.5㎝, 2015, 1976AD [사진제공=UNC갤러리]

키퍼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다. UNC 갤러리(강남구 영동대로)는 오는 4월 9일부터 5월 8일까지 개인전을 통해 기드온 키퍼를 국내에 소개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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