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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종사 추락 8분간 ‘메이데이’ 구조요청 안했다
알프스 추락 獨 저가항공기 ‘저먼윙스’ 사고 미스터리
외신들, 佛 DGAC 조난신호 미수신 의혹제기
전문가들도 사고원인 분석 놓고 어려움 토로
블랙박스 1개 수거 해독까지 시일 걸릴듯



‘추락까지 8분, 저먼윙스 A320기의 미스터리’

조난신호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사고원인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추락하는 항공기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탑승객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 독일 뒤셀도르프를 향해 가던 저먼윙스 소속 4U 9525편이 24일(현지시간) 알프스의 작은 마을 바르셀로네트 인근에 추락했다. 그런데 사고 당시 조종사들은 동체가 하강해 추락하기까지 8분 동안 구조를 요청하는 ‘메이데이’를 외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사고 원인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사고 원인과 당시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줄 블랙박스 1개가 수색작업을 통해 발견됐으나 해독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신 수습과 관련해선 험준한 산악 지역이라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조종사는 ‘메이데이’외쳤나=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4U 9525편은 오전 10시 1분 144명의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공항에서 이륙했다. 운항계획대로라면 11시 35분 뒤셀도르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10시 44분 고도 3만8000피트를 유지하던 여객기는 갑자기 10시 45분부터 급격히 하강하기 시작했고 10시 53분 신호가 끊겼다.

여러 외신들은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추락하기까지 조종사들이 조난신호를 보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CNN방송 등은 프랑스 항공관리국(DGAC) 관계자를 인용, 항공당국이 조난신호를 받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것은 조종훈련의 기본원칙이라며 주간에 온화한 기상상태에서도 조종사들이 침묵을 지킨 것은 미스터리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CNN은 직관에 어긋나는 것이긴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때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조종사의 최우선 조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항법 전문가인 데이비드 수시는 위급상황시 조종하고 방향을 잡고 통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조난신호를 하고 응답기를 켜기 전에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이 우선이고, 통신과 같은 불시착을 하기 위한 조치들은 그 다음이라는 것이다.

엠브리리들항공대학의 빌 월독 역시 “만약 뭔가 응급상황이 있으면 비행기를 통제하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그게 가장 최우선”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사고원인 해석분분’ 전문가들도 난색=사고기가 급하강하자 DGAC는 10시 47분부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에릭 헤롯 DGAC 대변인은 알프드오뜨프로방스 지역에서부터 고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발견된 블랙박스 해독으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아직 전문가들은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FT는 전문가들이 사고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거론하는 점은 순항 중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것이다.

하로 랜터 항공안전네트워크 대표는 FT에 “이런 운항단계에서 이같은 사고를 겪는 것은 서방 항공사들로서는 대단히 드문 일”이라며 사고의 대부분이 이착륙시 발생한다고 밝혔다. 다른 한 전문가 역시 CNN에 “비행 도중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사고의 83%가 기수를 올릴때 발생했다. 순항중이거나 기수가 하강하는 단계에서 사고가 난 것은 16%에 불과하다. 랜터 대표는 보통 불규칙한 비행경로가 통제불능을 설명할 수 있는데 사고기는 일정한 하강을 유지한 것으로 보여 “매우 이상한 사고”라고 평가했다.

CNN은 기상 상태 역시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레스 아벤트 CNN 항공 애널리스트는 사고기가 있던 지역에 한랭전선이 형성되고 있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며 낮은 고도에서는 비나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순항고도에서는 악천후는 없지만 기수가 하강하기 시작하면서 저고도에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물론 가시거리 축소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기상상태가 악화됐을 수 있고 기수를 하강해 이것이 추락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를 인용, 통제된 하강이라면 기체가 양력을 잃은 이후 급강하하는 엔진정지 상황이라기보다 객실 기압증가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신 수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객기가 알프스산 해발 1500m 지점에 추락해 구조대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인 메올랭 르벨에 투입된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길이 거의 없어서 사고 현장에 가기가 어렵다”며 “헬기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헬기 9대와 210명의 구조인력을 급파했고 추가로 군 헬기와 경찰 350명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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