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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정부, 연일‘네타냐후 때리기’왜?
이스라엘 총선 막판 ‘2국가 해법’ 싸고
철회·반대 입장표명…“진정성 의문” 제기



중동 정책 재검토에 들어간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행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연일 공개 비판하면서 미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계기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집권여당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이 이번에는 네타냐후의 정치행보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정부 핵심 인사들은 지난 23일(현지시간)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막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철회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팔 양국이 각각 국가를 세워 양측의분쟁을 끝내자는 이-팔 평화협상안 내용 중 일부이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총선 당일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적으로 이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선거가 승리로 끝난 뒤 관련 발언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오바마 정부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네타냐후 때리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친 이스라엘 로비단체인 ‘제이 스트리트’(J Street) 초청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2국가 해법을 철회한 것과 관련,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선거 후 네타냐후 총리의 관련 발언 번복에 대해 “마치 없었던 일처럼 묵과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맥도너 비서실장은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에 대한 군사적 지배를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50년 이상 지속돼 온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제 미국 방식대로 팔레스타인 해법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힌다. 미국은 그동안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점령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해도 이스라엘 편을 들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불과 일주일 만에 (2국가 해법에 대해)정 반대의 얘기를 했는데 도대체 어떤 것이 진짜 정책인지 모르겠다. 현 시점에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나 공화당은 네타냐후 총리를 옹호하며 오바마 정부를 맹비난했다.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상원의원은 당 회의에서 ‘이제는 50년 이상 지속돼 온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야 한다’는 맥도너 비서실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이 말은 테러리스트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가 평소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면서 “제발 말조심 좀 하라. 당신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고 아예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도 앞서 전날 CNN 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개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양국의공통된 정책목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개인 울화통을 극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정부 주도의 이란 핵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 핵협상 반대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과 공화당간 감정대립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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