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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시·축시’ 등 출생시각·가족수입까지 요구
황당 입사지원서 백태…
입사지원서에 지원자의 출생 시각을 요구하는 기업이 있어 지원자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입사원 공채 원서접수가 마감된 중견기업 ‘S전지’의 온라인 입사 지원서. 이 지원서에는 지원자의 생년월일 뿐 아니라 태어난 시각을 ‘자시’, ‘축시’, ‘미시’ 등으로 선택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같은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에 일부 지원자들은 황당함을 넘어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기업 지원자라고 밝힌 A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체 왜 지원자의 출생시각을 궁금해 하는지 모르겠다. 사주팔자를 보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 측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S전지 인사팀 관계자는 “몇해 전 온라인 입사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때 이것저것 포함하다보니 출생시각도 들어간 것 같다”면서 “지원자들의 사주를 보거나 그런 건 아니고 큰 의미를 둔 항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구심을 표하는 지원자도 몇 있었지만 별 문제라고 생각지 않아 현재로서는 지원서 양식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03년부터 기업들에 “채용시 구직자 가족의 학력이나 직업, 재산상황 등 직무 연관성이 없는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채용과정에서 차별을 유발할 수 있으니 제한하라”고 권고해왔다.

인권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진정이 들어와야만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면서도 “출생시각을 묻는 건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기 때문에 채용시 차별요인으로 해석 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원자가 살고 있는 집의 전월세ㆍ자가 여부를 묻거나 부동산 시가를 쓰도록 하는 기업, 지원자 가족의 회사내 직위, 총수입을 요구하는 기업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국내 100대 기업 중 95곳의 입사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20개 기업(21.1%)이 지원자 가족의 학력을, 30개 기업(31.6%)이 지원자 가족의 직업과 직장명, 직위 등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대기업의 유럽 지사에서 일하는 최모(29) 씨는 “북미나 유럽 글로벌 기업들에 여러번 이력서를 내 봤지만 가족의 학력과 직장 커녕 지원자의 키ㆍ몸무게, 종교를 묻는 것도 본 적이 없다”면서 “개인 사생활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일부 국가에서 이런 걸 요구했다가는 소송을 당할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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