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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가계빚 관리의 절박성 드러낸 안심대출 문전성시
‘안심전환대출(안심대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행 첫날인 24일 하루에만 대출 2만6877건에, 금액만도 3조3036억원에 달해 역대 금융상품중 단번에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월간 대출전환 한도 5조원은 물론 전체 재원 20조원의 조기 소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변동금리 조건이거나, 원금은 갚지 않고 우선 이자만 내는 장기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구조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가계에도 부담을 덜어 줘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주택대출 평균 금리가 3.5%정도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2.6%대의 저금리 역시 큰 장점이다. 예컨대 2억원을 연 3.5% 변동 금리로 20년 만기 대출을 받았을 경우 매달 58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전 대출기간에 걸쳐 모두 1억40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고, 원금 2억원을 별도로 갚아야 한다. 반면 이번 고정금리 연2.65%의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매월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7만원을 상환하지만 20년간 부담하는 이자는 총 5800만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전환시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점 등도 인기 요인이다.

하지만 문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사가 확인된 만큼 우선 재원을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가계부채는 시한폭탄이라 불릴 정도로 우리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이다. 1100조원대에 이르는 규모도 문제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게 더 문제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금융 환경이 급변하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현재의 안심대출 20조원의 재원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하다. 변동금리로 은행 주택대출을 일으킨 가계의 평균 대출액을 1억원만 잡아도 무려 200만 가구가 위험에 노출되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첫날 은행 창구에서 제기된 전환 자격대상 및 반복 서류심사 등에 관한 불만 민원과 고정금리 대출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보완할 대목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의 고민도 클 것이다. 대출을 부추기는 한편으로 대출 위험은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택폭은 지극히 좁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피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세에 휩쓸려 주택대출이 더 이상 급히 늘어나지 않도록 서서히 가계부채 총량관리 태세를 갖춰야 한다. LTVㆍDTI 규제완화를 크게 되돌릴 수 없는 처지라면, 신규대출에서 개인별 상환능력을 보다 엄격히 따지는 차선책이라도 고민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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