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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은 ‘느긋’ 몸은 ‘나긋’…물리아가 있어 발리로 간다
환상적인 조경
100년넘은 조각 인테리어로 활용
거대한 석상·다양한 조형물 즐비

풍요로운 식탁
한식은 물론 이탈리안 요리까지
미식가 위한 음식 아낌없이 제공

완벽한 서비스
한국 게스트 전담 GRO 3명 배치
고객 밀착형 편의 ‘내집같은 느낌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3박 5일의 여정으로 인도네시아 물리아 발리(Mulia Bali)에 머물렀다. 두번째 발리 여행. “발리는 별로였다”거나, “리조트 여행은 내 취향이 아냐”라고 생각한다면 물리아 발리를 추천한다. 발리를 두번 가야만 하는 이유가 그 곳에 있다.

물리아 발리는 휴양객들 사이에서 “물리아가 있어 발리를 간다”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대형 럭셔리 리조트들이 모여있는 발리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지 누사두아(Nusa Dua)에 위치해 있다. 
물리아발리는 1997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은 호텔물리아에 이어 물리아그룹에서 두번째로 지은 럭셔리 리조트다. 사진은 물리아 발리의‘ 더 물리아’에서 바라본 풍경. 16개의 여인 석상이 이국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물리아 발리는 달라지고 있는 해외여행 트렌드를 선도하는 리조트다.

과거 해외여행이 말그대로 특정 지역을 여행(Travel)하는 것이었다면, 이젠 특정한 목적지(Destination)를 가기 위해 지역을 선택하는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테면, 쇼핑을 위해 홍콩으로, 팟타이를 먹기 위해 태국으로, 스키를 타기 위해 홋카이도로 떠나는 식이다.

물리아 발리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리조트 브랜드들이 여행을 위해 잠시 머물다 가는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여행자들의 ‘최종 목적지’가 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① ② 물리아발리의 ‘더물리아’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조식부페 ‘더라운지’의 음식들. 홀랜다이즈(Hollandaise) 소스를 얹은 포치드에그(수란) 베네딕트와 크랩케이크 베
네딕트(Crabcake Benedict) ‘블랙타이(Black Tie)’가 인기 메뉴다. 특히 블랙타이는 바삭한 크랩케이크 위에 얹은 수란 맛이 일품이다. 든든한 아침식사를 원하거나 ‘육식성애자’들을 위해서는 안심스테이크가 마련돼 있다. 호주산 필레미뇽이 브리오슈, 푸아그라 등과 함께 나온다.
③‘ 에도긴(Edogin)’은 물리아발리의 정통 일식 레스토랑이다. 데판야키, 로바다야키, 스시는 물론, 가이세키 코스요리 등 다양한 정통 일본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스시는 무
더운 열대지방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신선함이 일품이다.

▶9만평 리조트서 길을 잃다=물리아 발리는 물리아그룹이 1997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은 ‘호텔 물리아 쓰나얀’에 이어 두번째로 만든 대단지 럭셔리 리조트다. 호텔 건립 계획을 세우는 데만 10년이 소요됐다.

물리아그룹의 창업주인 에카 찬드라네가라(Eka Tjandranegaraㆍ69)는 2014년 포브스가 선정한 인도네시아 50대 부자로 순자산이 17억달러(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에서 가장 큰 주상복합 쇼핑몰 ‘따만 앙그렉(Taman anggrek)’도 물리아그룹의 소유다.

누사두아의 초대형 리조트 물리아 발리는 일단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총 면적이 약 30만㎡(9만평)에 달한다. ‘더 물리아’, ‘물리아리조트’, ‘빌라’ 3개 단지로 나뉘어져 있으며, 게스트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이용 가능하다.

럭셔리 부띠끄호텔 콘셉트인 더물리아는 111개 스위트룸으로만 구성돼 있으며 모든 객실마다 테라스와 자쿠지 시설이 마련돼 있다. 526개 객실과 레스토랑, 편의시설 등을 갖춘 물리아리조트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휴양객들이 대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빌라단지는 조금 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108개의 단독빌라마다 개인 전용 풀과 야외 파빌리온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은 ‘로맨틱한’ 휴식을 원하는 커플들에게 제격이다.

수년 동안 아트 컬렉션을 쌓아온 그룹답게 물리아발리 전 건물 실내ㆍ외에는 석상과 같은 빈티지한 오브제들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더물리아 앞 메인 풀 중 하나인 ‘더오아시스(The oasis)’를 양옆으로 둘러싼 여인 형상의 16개 석상은 물리아 발리의 상징과도 같은 오브제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등에서 100년 이상된 앤틱 조각들을 사 모아 인테리어로 활용했다. 화재로 불타버린 그리스 왕궁의 문(門)을 경매에서 사 활용하기도 했다.

조경 역시 탁월하다. 물리아 발리 산책로 곳곳은 잘 가꿔진 파인트리, 파파야, 프렌지파니(Frangipani) 등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는 물이 없는 척박한 토양을 모두 갈아 엎고 수로를 놓은 뒤 가져다 심어놓은 것들이다. 조경 프로젝트에만 2년여가 걸렸다. 모두 사람의 손으로 이룩한 ‘기적’이다. 

④ 물리아발리는 건립 계획을 세우는 데만 10
년이 소요됐으며, 완공까지는 2년 가까이 걸
렸다. 심혈을 기울인 것 중 하나가 조경 프로
젝트다. 물 없는 척박한 토양을 파고 수로를
만들었다. 빌라 단지를 포함, 물리아발리 곳
곳은 파인트리, 파파야 등 열대 나무들이 멋
진 조경을 이루고 있다. 리조트 산책길에는
프렌지파니(Frangipani) 등 꽃향기가 싱그럽
다. 모두 사람의 손으로 이룩한‘ 기적’이다.
⑤ ⑥ 물리아그룹의 창업주인 에카 찬드라네
가라(Eka Tjandranegara)는 2014년 포브
스가 선정한 인도네시아 50대 부자로 순자
산이 17억달러(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
으로 알려졌다. 아트 컬렉터이기도 한 그의
취향을 반영한 탓인지 물리아발리 곳곳에는
석상을 비롯한 다양한 오브제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아”…럭셔리 고메(Gourmet) 프로그램=‘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라는 명제는 물리아 발리에서 ‘먹고 먹고 먹어라(Eat, Eat, Eat)’ 쯤으로 패러디될 만하다. 그만큼 이 곳에는 미식가들을 위한 고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조식부터가 훌륭하다. 더물리아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조식부페 ‘더라운지’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식 식사는 물론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주문이 가능한 수십 가지 알라카르테(A la carte)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홀랜다이즈(Hollandaise) 소스를 곁들인 포치드에그(Poached eggsㆍ수란) 베네딕트와 크랩케이크 베네딕트(Crabcake Benedict) ‘블랙타이(Black Tie)’가 인기다. 특히 블랙타이는 바삭한 크랩케이크 위에 얹은 수란 맛이 일품이다. 또 든든한 아침식사를 원하거나 ‘육식성애자’들을 위해서는 안심스테이크가 마련돼 있다. 호주산 필레미뇽이 브리오슈, 푸아그라 등과 함께 나온다. ‘초이스 오브 인퓨즈드 프룻 워터’는 디톡스 음료로, 가벼운 건강주스를 원하는 여성들이 주로 찾는다. 해외여행에서 로컬푸드에 익숙치 못한 어르신들을 위한 육개장 메뉴도 준비돼 있는데 한국 왠만한 식당보다도 걸쭉하고 깊은 맛이 난다.

솔레일(Soleil) 레스토랑은 이탈리안, 프렌치, 동남아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일요일마다 ‘선데이 브런치(Suneday brunch)’가 열린다. 기본 부페 이용에 주문 메뉴를 무한정으로 즐길 수 있다. “그만(Stop)”이라고 말할 때까지 음식이 끊임없이 제공된다.

한국의 특1급 호텔들이 그러하듯, 물리아 발리 역시 최고급 일식, 중식당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일식당 ‘에도긴(Edogin)’은 최고급 식재료를 자랑한다. 데판야키, 로바다야키, 스시는 물론, 가이세키 코스 요리 등 다양한 정통 일본 요리를 제대로 만들어낸다. 특히 스시는 열대기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신선하다. 연어 껍데기 튀김은 물리아 발리 디렉터인 아디(Adhiyanto Wongso)의 추천메뉴다.

‘테이블8(Table8)’은 자카르타에서 최고의 중식당으로 꼽히는 브랜드를 들여온 것으로, 광동 및 쓰찬식 프리미엄 중식을 내놓는다. 수십가지 딤섬요리도 맛볼 수 있다. 특히 물리아 발리는 식재료가 되는 채소밭을 따로 관리하는데, 여기에서 기른 꽃잎을 말려 만든 꽃차가 깊은 맛을 낸다.

이 밖에도 더라운지와 빌라 내 레스토랑인 ‘리빙룸’에서는 오후 4시~6시 사이에 애프터눈티(Afternoon tea)를 제공한다. 정통 영국식과 인도네시아식 두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쿠키와 샌드위치 등 핑거푸드가 커피, 홍차, 샴페인 등에 곁들여 나온다.

▶“도와줘요 맥스!”…나만을 위한 GRO(Guest Relations Officer)=‘GRO’는 한국 호텔계에서는 아직 익숙치 않은 개념이다. 게스트 몇명을 별도로 전담해 각종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틀러 서비스(Butler service)’로, 보통 컨시어지(Concierge)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조금 더 고객밀착형이다. 우리나라 특1급 신라호텔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극소수 VVIP를 대상으로 두 세명의 직원들이 배치돼 있는 정도다.

물리아 발리에는 한국인만 전담하는 GRO가 3명이 있다. 객실 전화기 세번째 버튼을 누르고 “코리안 스피커 플리즈(Korean speaker please)”를 말하면 한국인 게스트 전담 GRO가 달려온다. 이들은 객실에 머무는 동안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말동무가 필요하다”는 고객의 장난(?)에도 흔쾌히 응한다. 다만 경계할 것. 지나치게 친절한 GRO에게 반해버릴 수도 있다.

아름다운 누사두아 해변과 싱그러운 열대우림이라는 천혜의 자연, 럭셔리한 시설을 갖추고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리아 발리에서의 휴식은 사뭇 비현실적이다.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는 로비 입구에서 직원들이 건네는 “웰컴 홈(Welcome home)”이라는 인삿말도 이러한 생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내 집이 아닌데 집처럼 느끼라는 이 말은 현실에서는 쉽게 갖기 힘든 여유, 휴식, 호화로운 모든 것에 대한 일시적 점유가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한순간의 신기루같은 시ㆍ공간 속에 잠시 나를 내버려두는 것, 그것이 이곳에서의 미덕일수도 있다.

각 단지들을 이어주는 운송수단은 버기(Buggy)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버기 플리즈(Buggy please)”를 부르기보다 걸어다니는 편이 낫다. 자유로운 사색에는 산책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가끔 길을 잃어도 좋다.

글·사진=(발리)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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