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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산 절마당에 봄이 내려 앉았습니다
[헤럴드경제] 봄바람이 코 끝을 간지럽히는 3월, 주말 당일치기로 마이산(馬耳山ㆍ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8)을 다녀왔습니다.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마이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를 경계한 두 개의 돌봉우리로 이뤄져 있는데, 그 모습이 말의 귀와 닮았다 해서 마이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각각 암마이봉(해발 686m)과 수마이봉(해발 680m)으로 불립니다. 

마이산의 석탑과 부처상.

한참을 오른 후에야 절경을 허락하는 다른 산들과는 달리, 마이산은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신묘한 기운이 온몸을 감쌉니다. 두 개의 거대한 암봉이 수십개의 석탑들을 품고 있는 모습은 끊임없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마이산에는 정교한 석탑들이 수십개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을 기세로 말입니다. 이 석탑들은 이갑룡(1860-1957) 처사가 30년동안 쌓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이산 은수사 앞마당에 심어진 청실배나무.

이갑룡 처사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내려 옵니다. 1860년 전북 임실 둔덕에서 효령대군 15대손 이성우의 차남으로 태어난 이갑룡처사는 효성이 지극했다 합니다. 이 처사는 부모 상을 당한 뒤 묘 옆에서 움막을 치고 3년간 시묘살이를 하다가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전국 명산을 전전합니다. 1885년 25세가 되는 해에는 이곳 마이산에 들어와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도를 닦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은 그는 돌탑을 쌓기 시작합니다. 축지법을 써서 산을 오르내리며 돌멩이로 탑을 쌓았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합니다.

대부분 주변 천연석이고 천지탑 등 주요 탑들은 전국 팔도의 명산에서 가져온 돌들이 한두개씩 들어갔다고 합니다. 심한 바람이 불어도 약간 흔들릴 뿐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호수에서 바라본 마이산. 두 개의 봉우리가 동물 귀처럼 쫑긋 솟아있는 모습이다.

마이산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에 얽힌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성계가 꿈 속에서 신선에게 금척(金尺)을 받으며 왕이 되리라는 계시를 받았는데 꿈 속 장소가 마이산과 똑같았다는 내용입니다.

이성계가 기도를 드렸다는 마이산 은수사 절마당에는 청실배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높이 18m, 둘레는 3m에 달하는 큰 나무입니다. 몸통 줄기가 네 갈래로 갈라졌다가 이 가운데 두 갈래가 다시 합쳐지는 모양이 독특합니다. 겨울철에 나무 밑에 물을 담아두면 고드름이 거꾸로 솟아오른다고 하니 겨울에 다시 한번 와서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최근 마이산 암마이봉이 등산로 시설물들을 정비하고 전면 개방됐습니다. 훼손된 식생을 복원하기 위해 진안군은 2004년부터 마이산 자연휴식년제를 10년 동안 실시했습니다. 마이산을 오르는 계단은 가파르지만 등산로가 그리 험하지는 않습니다. 봐도 봐도 신묘한 석탑들 덕분에 힘든 줄도 모릅니다. 

마이산 길목의 다양한 먹거리들. 메추리 통구이를 파는 곳도 있다.

마이산을 들어서는 길목에는 먹거리도 다양합니다. 산에 올라가기 전에는 진안 흙돼지 꼬치를 추천합니다. 닭꼬치와는 ‘확실히’ 다른 맛인데, 출출함을 달래는 데도 그만입니다. 서너시간 등산 후에는 등갈비가 제격입니다. 길목에 숯을 피워 놓고 내내 굽다가 손님이 오자마자 바로 내놓습니다. 허기진 등산객들에게는 딱입니다. 1000원씩 잔으로 파는 진안 전통 막걸리를 곁들여도 좋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인근 진안홍삼스파에 들러 심신의 피로를 풀고 원기를 채워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ㆍ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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