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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웨이산(産) 고래 고기 ‘비상’…농약 성분 허용치 배이상 검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으로 수출되는 노르웨이산(産) 밍크 고래에서 유독성 살충제 성분이 허용치를 넘는 수준으로 검출됐던 것으로 비정부기구(NGO)가 최근 공개한 문건에서 드러났다.

이번 발견은 상업용 고래잡이 금지에도 버젓이 불법 포경을 서슴지 않는, 고래 고기 최대 소비국인 일본의 구미를 떨어뜨릴 방법일 수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비정부기구인 환경조사국(EIA)에 따르면 일본 보건부가 지난 2009년에 실시한 샘플 테스트에서 노르웨이산 수입 고래 고기에선 알드린, 딜드린, 클로르데인 등 살충제 성분이 일본 수입 허용치의 배 가량 넘게 검출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알드린, 딜드린, 클로르데인은 사람이 많은 양을 먹을 경우 선천적 결손증, 신경계 손상, 암 등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노르웨이국립영양 및 해산식품연구소의 최근 연구에선 또한 내수용 고래 기름 캡슐에서 다이옥신, 폴리염화 비페닐 등 유기성 오염물질이 허용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문제는 이후에도 노르웨이 고래 고기의 수출이 제한되지 않고 있는 점이라고 EIA는 지적했다.

노르웨이는 포경 산업을 늘려, 지난해 포획한 밍크 고래는 736마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몇년새 국내에서 고래 고기 소비가 줄자, 노르웨이 정부와 포경산업은 수출로 눈을 돌려, 특히 일본에만 지난 2년간 137t 이상의 밍크 고래를 내다 팔았다.

비정부기구인 동물복지기관(AWI)의 케이트 오코넬 해양생물 전문가는 “노르웨이에서 규칙적으로 고래 고기를 먹는 사람은 5%도 채 되지 않는다”며 고래 고기가 구식 요리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에선 고래고기에 향수를 지닌 노년층이 있어 고래 고기 소비가 줄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선 유해성 때문에 특히 딜드린, 클로르데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주로 농약에 쓰이는 이런 화학물질이 고래 몸에서 검출된 것은 농업용 폐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켰고, 고래 같은 거대한 포유류의 몸에 유해물질이 축적됐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노르웨이산 고래 고기가 식품 안전을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앞서 박테리아 감염, 수은 중독 등의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1982년 국제포경위원회는 고래 개체수 감소를 우려해 연구 목적이 아닌 상업적 목적의 고래 포획을 전면 금지시켰다. 하지만 노르웨이, 일본, 아이슬란드 등 3개국은 여전히 상업적 이유로 고래를 포획, 유통시키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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