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음식의 소금(나트륨) 양을 자발적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한 ‘나트륨 줄이기 참여 건강음식점’의 음식 내 나트륨 함량이 참여 전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건강음식점’으로 지정된 뒤1인분 음식량을 줄이거나 단맛 등을 추가한 업소도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울산대 식품영양학과 이지혜 교수팀에 따르면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나트륨 줄이기 참여 건강음식점’으로 지정받은 서울ㆍ충청ㆍ영남권 외식업체 103곳의 음식 100g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지정 전(2011년) 311㎎에서 지정 후(2012년) 212㎎으로 감소했다. 해당 ‘건강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음식 메뉴에 따라서도 나트륨 감소량이 차이를 보였다. 특히 나트륨이 많이 든 음식인 ‘국과 탕’의 경우 나트륨 줄이기 참여 전 평균 나트륨 함량이 227㎎(해당 음식 100g당)에서 참여 후 169㎎으로 줄었다. ‘찌개와 전골’도 참여 전 386㎎에서 참여 후 257㎎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 교수팀은 ‘건강음식점’들이 어떤 방법을 동원해 과거(지정 전)보다 나트륨(소금)을 덜 사용할 수 있게 됐는지도 조사했다.
짠 맛에 길들여진 손님들의 외면을 받지 않기 위해 ‘건강음식점’들은 ‘멸치ㆍ다시다ㆍ무 등을 넣은 육수 사용’(50.5%, 이하 중복 응답), ‘조리할 때 간 적게 하고 양념 따로 제공’(32%), ‘국ㆍ찌개의 국물 양 줄임’(29.1%), ‘소금 줄이고 간장ㆍ된장ㆍ고추장 사용 늘림’(20.4%)ㆍ‘음식 재료를 양념해 오래 재워두지 않음’(16.5%), ‘재료의 짠맛을 씻어 내거나 우려낸 뒤 조리’(12.6%), ‘1인분 음식량 줄임’(9.7%), ‘단맛 추가’(6.8%), ‘신맛 추가’(4.9%) 등 각종 ‘묘안’을 짜낸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을 덜 넣기 위해‘아무 방법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건강음식점’은 1.9%에 불과했다. 이 교수팀은 ‘건강음식점’들이 음식에 나트륨을 덜 넣기 위해 육수나 양념장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살폈다. ‘멸치ㆍ새우ㆍ무ㆍ과일 등으로 만든 육수 이용’이 64.1%(이하 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양념에 육수 등을 넣어 짠맛 희석한 뒤 사용’(30.1%), ‘과일을 갈아 첨가한 소스 사용’(27.2%), ‘매실액 등 과일 발효액 넣음’( 20.4%), ‘버섯ㆍ채소 등으로 만든 가루 첨가’(15.5%), ‘양념에 신맛이나 단맛 추가’(14.6%), ‘된장이나 고추장 소스에 콩가루ㆍ견과류 등을 다져 넣음’(10.7%) 순서였다. 나트륨을 줄여 전보다 싱겁고 음식에 대한 ‘건강음식점’ 손님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객 100명을 조사한 결과 ‘(음식이) 싱거워서 좋다’가 50명에 달했고 싱거워졌다며 불평한 손님은 9명에 불과했다. 저(低) 나트륨 음식에 대한 손님의 만족도도 ‘보통’(52명)ㆍ‘좋음’(43명)ㆍ‘좋지 않음’(3명)ㆍ‘매우 좋음’(3명)으로 조사됐다.
한편 ‘건강음식점’을 지정하는 식약처는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와 함께 내달 10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국민 대표와 함께 하는 나트륨 줄이기 국민결의대회’를 열고 이어 3일간의 나트륨 줄이기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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