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가 최근 공시한 바에 따르면, MPK의 지난해 매출액은 1439억원으로 지난해 1745억원에 비해 306억원이나 떨어졌다. 정점을 찍었던 2012년(1776억원) 이래 2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2012년 89억5100만원에서 84%나 줄어든 14억3400만원이 됐다. 영업이익률이 1%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매출 하락의 한 가지 요인은 뷔페식 레스토랑인 제시카 키친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MPK는 지난해 6월 8년 이상 운영해 오던 제시카 키친을 개그맨 김준호가 대표로 있던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코코에프엔비에 매각했다. 코코에프엔비의 횡령 사건 등으로 제시카 키친이 이내 파산신청을 하면서 매각대금도 아직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제시카 키친의 연 매출이 100억~15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0억원이 넘는 매출 하락의 원인을 온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MPK 관계자는 “중소 업체가 늘어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불경기로 인해 외식 경기가 둔화해 매장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피자 시장에는 미스터피자ㆍ피자헛ㆍ도미노피자 등 3대 사업자 외에도 피자스쿨ㆍ오구피자ㆍ피자 마루ㆍ피자에땅 등 중ㆍ저가 브랜드 업체들도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미스터피자의 100g당 평균 가격은 3102원으로, 1100~1800원대인 중ㆍ저가 업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우후죽순 늘어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판매하는 화덕피자도 경쟁상대다.
배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경쟁력을 도태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스터피자의 매출 중 매장 판매와 배달 판매의 비율은 6:4 수준이다. 매장에서 샐러드바와 함께 피자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미스터피자를 현재의 자리에 올려놓은 경쟁력이었지만, 피자 소비가 배달 위주로 전환한 오늘날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피자 3대 사업자 중 미스터피자처럼 배달의 비중이 낮은 피자헛도 지난 2013년까지 최근 5년 동안 거의 매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배달에 힘을 쏟고 있다. 정우현 MPK그룹 회장은 2년전 한 기자간담회에서 “경쟁 브랜드 중 배달만 하는 업체도 있어 배달 매출은 이길 수가 없다”며 “400여 개 매장 중 30% 정도를 배달과 매장 운영을 분리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미스터피자는 2012년까지만 해도 두어개 밖에 없었던 배달 전문 매장을 꾸준히 늘려 지난해 말일 기준으로 전체 430여개 매장 중 28개까지 높였다. MPK는 이달 말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관 상 사업목적에 ‘이륜자동차 임대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배달서비스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하락이 이어지자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도 들고 일어섰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미가협)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본사가 광고비를 방만하게 사용해 본사에 광고비 사용 세부내역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으나 본사가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미가협 소속 한 가맹점주는 “광고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최근 몇 년 동안 광고가 현저히 줄었고 덩달아 매출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회사 측은 ‘곳간이 비어서 광고를 늘리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참존의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100억원대의 담보를 제공한 것을 보면 믿기 어렵다”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