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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제보육 리포트]“건강한 육아문화 조성 기여 하고파”

정나라 “또 하나의 의미”



시간제보육서비스의 주 역할은 정부의 지원 속에 믿을 수 있는 기관에 아이를 맡겨 보육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건강한 성장발달을 지원해줄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시간제보육 교사로 일하고 있는 정나라 씨는 얼마 전 이러한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시간제 보육반에 신입 원아가 등원하는 날은 항상 설레고 기대가 된다는 그녀. 동시에 무척 긴장되기도 한다. 


동수를 처음 만난 날도 그랬다. 동수와 엄마가 함께 시간제 보육실을 둘러보고 선생님과 함께 놀이를 경험한 뒤, 엄마는 병원에 갔다가 오는 것이라고 동수에게 잘 설명해 주었다. 첫날을 즐겁게 보낸 동수가 잘 적응한 것 같아 안심이었지만, 두 번째 이용 시, 시간제 보육실에서 놀이하는 것이 엄마와 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동수를 두 번째 만난 날, 엄마가 병원 갔다 다시 올 것이라고 잘 설명해주었지만, 동수는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수가 안쓰러웠던 교사는 속상한 마음을 읽고 흥미 있는 놀이를 제시했지만, 동수는 엄마와의 헤어짐이 힘들었는지 마냥 울기만 했다. 동수 어머니는 병원진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동수는 정기적으로 시간제보육서비스를 이용했다. 다행히 이용횟수가 늘면서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장난감에 흥미를 보이며 다양한 놀이에 참여했고 교사와도 점점 안정적 애착관계를 형성하여 엄마와 헤어질 때도 울지 않게 됐다.

그런데 동수가 적응하여 놀이를 잘 하는데도 의사표현을 하지 않자 선생님은 동수를 주의 깊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동수가 적응 과정에서 불안감을 느껴 언어로 자신의 욕구나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22개월인 영아가 1음절의 소리도 내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부분이었던 것이다. 동수의 발달상황에 대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 부모님의 동의하에 센터 내 특수교사에게 지원을 요청하여 동수의 놀이상황을 관찰했다.

좀 더 적극적인 언어자극을 통해 동수가 언어로 표현하고 싶은 내적 동기유발을 해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듣게 됐다. 그래서 동수에게 소리 내어 말하기를 강요하지 않되 부모님이 다양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언어적 자극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시간제보육을 이용할 때도 교사가 가정과 연계하여 동수가 다양한 소리와 말소리 듣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하기를 몇 달 째, 동수가 놀이상황에서 간단한 단어 말하기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멍멍, 야옹” 등 의성어나, “엄마, 아빠” 등 간단한 단어를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머니께 동수의 변화된 모습을 알려드리자 크게 기뻐했다. 발달에 필요한 적절한 자극을 제공해 건강한 성장발달에 도움을 준 것이다. 정 씨는 시간제보육 사업의 ‘또 하나의 의미’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한다. “앞으로 시간제보육교사를 하면서 단순히 부모의 가정양육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좀 더 전문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여,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육아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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