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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혁명의 상징 ‘황금빵’은 어디로 갔을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지난해 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관저에 들어선 우크라이나 혁명 시위대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인공호수와 골프장, 개인 동물원, 황금빛으로 꾸며진 내부장식 등 국민들의 삶과는 판이하게 다른 호화로운 생활을 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버리고 떠난 많은 물건들 중 황금으로 만들어진 빵이 있었다. 그런데 혁명 1년이 지난 지금, 최근 그 빵이 사라져 논란을 빚고 있다. 혁명으로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몰아낸 현 친서방 정부 역시 여러 정치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까닭에 황금빵의 실종은 혁명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됐다.

[사진=모스크바타임스, Sky_Loviana 트위터]

18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드미트리 도브로도모프 혁명의회 부패척결 위원회 의장은 “유명한 황금빵의 소재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본질적으로는 도난당한 것이다. 문제는 ‘누구인가’이다”라고 말했다.

2㎏의 금으로 만들어진 이 황금빵은 한 사업가가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2월까지만 해도 나무상자에 보관되어 관저에 전시돼 있었다.

이미 황금빵은 도난당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다. 타임에 따르면 이곳은 국가가 관리하지 않는다. 관리하는 사람은 민간인이다. 전직 혁명시위대 출신인 페트로 올레이닉은 관저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면서 마치 비공식적인 ‘박물관 지킴이’처럼 살아왔다. 그는 “이곳은 누구의 재산도 아니지만 누구도 이곳이 자기 소유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며 “약탈자들만이 와서 물건들을 훔쳐간다”고 말했다.

관저는 타임의 표현대로 ‘부패의 박물관’처럼 조성돼 200흐리브냐(우크라이나 화폐단위)를 내면 안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가격으로 보면 대다수 우크라이나인들에게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이렇게 나오는 수익은 관저 유지관리를 위해 사용된다.

올레이닉은 타임에 물건들 상당수가 기념품으로 도난당했다며 “누군가 훔쳐가는 것이 더 좋을때도 있다. 화가나면 돌아와서 물건을 때려부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출범한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정부는 1년 전 뜨거웠던 혁명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브랜딩그룹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포로셴코 대통령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2월이 되자 50%를 밑돌았다. 부패척결이란 혁명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절반에 가까운 46%로 나타났고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또다른 시위에 참가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20%에 이르러 현 정부를 더욱 긴장케 했다.

일부는 혁명이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우크라이나는 175개국 가운데 142위에 머물러 유럽에서 가장 부패가 심한 국가로 꼽혔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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