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영국 백인 DNA의 30%가 독일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해 영국이 역사적으로 로마인과 바이킹족, 노르만족의 외침에 시달렸지만 대부분의 백인은 혈통상으로 5세기 독일에서 영국 섬으로 건너온 앵글로색슨의 피를 가장 많이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옥스퍼드대 웰컴재단 인간 유전학센터가 영국인 2000명을 20년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영국 백인의 DNA 30%는 독일계 조상이 기원이며, 잉글랜드 중부와 남부의 백인은 DNA의 40% 정도를 현대 프랑스인과 공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잉글랜드 중·남부 지역 주민들은 노르만계 덴마크 조상에게서 내려온 DNA 비중이 11%였으며, 벨기에인 DNA도 9% 정도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잉글랜드 주민 사이에 프랑스계 DNA 비중이 높은 것은 11세기 노르만족의 영국섬 침공보다는 1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시대의 인구 이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봤다.

스코틀랜드 북쪽 오크니 섬의 주민은 9세기에 영국을 침공한 노르웨이인과 DNA 25%가 일치해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웨일스 지역의 주민은 일반적인 영국 주민과는 다른 DNA 특징을 보였다. 이는 빙하기 이후 영국에 정착한 선사시대 원주민에게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또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웨일스, 잉글랜드 콘월 등에 남아있는 켈트계 주민의 혈통도 DNA 분석 결과 유전적으로는 지역별로 다른 특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피터 도넬리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인의 DNA 혈통을 상세하게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같은 영국이라도 지역에 따라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DNA 특성이 다르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