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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슬림 호전화·교리갈등·정쟁 격화
‘아랍의 봄’ 튀니지서 박물관 총격테러 왜?
튀니지 박물관 총격 테러 사건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2011년 중동에 불던 민주화 바람 ‘아랍의 봄’의 유일한 성공 국가인 튀니지에서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튀니지 내에서 한층 고조돼 가고 있던 이슬람교도들의 호전성, 이슬람교도들과 세속주의자들간의 갈등, 그것을 기반으로 한 정치적 분쟁 등이 이번 테러의 근본적인 배경이라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튀니지에서는 이미 무력을 앞세운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 온지 오래다. 독재자 벤 알리가 추방된 이후에도 부진한 경제 성장과 높은 실업률 문제는 여전했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근본주의자 집단인 ‘안사르 알 샤리아’는 가난한 이들의 호응 속에 점차 세력을 확장해 왔다. 이 단체는 2012년 미국 대사관 공격을 포함해 다수의 암살과 테러 공격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다.
안사르 알 샤리아에 대한 화살은 온건 이슬람주의를 표방하고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과 유사한 2013년 당시 집권당 엔나흐다에게 돌아갔다.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위협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었다. 본격적인 정치적 소용돌이는 좌파 정치인이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게 살해 당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2013년 큰 인기를 끌던 좌파 지도자 초크리 벨라이드가 살해된 이후 반-이슬람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마침내 지난해 열린 첫 자유 선거에서 세속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았고 세속주의 성향의 정치인이 대통령의 자리에도 올랐다. 근본적으로는 세속주의자들과 이슬람교도들 간의 갈등이 정국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나 WP는 튀니지의 엔나흐다는 무슬림 형제단이 완전히 퇴출된 이집트와는 달리 여전히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고 튀니지는 강한 시민 사회 조직을 지니고 있다며 향후 정국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유명 박물관에서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하비브 에시드 튀니지 총리는 이날 오후 튀니스 국영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박물관 총격 사건으로 현재까지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7명이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외국인들은 폴란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출신이다. 경비원 1명과 여성 청소부 1명도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고 최소 2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국적자도 있다. 범인 2명은 군경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살됐다. 2∼3명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공범들도 쫓고 있다고 에시드 총리가 전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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