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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국 잇단 AIIB 가세에… 美 ‘국제적 신용도ㆍ영향력’ 타격 우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동맹국들이 잇따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참여 의사를 밝히자 미국 내부에서는 ‘국제적 신용도와 영향력’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금융의 패권을 놓고 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중심의 미국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면서 미 정치권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우리(미국)의 국제적인 신용도와 영향력이 위협받고 있다”며 “IMF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이어나가기 위해 개혁안의 승인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그는 IMF와 세계은행의 대안으로 떠오른 AIIB가 “국제적 규범과 관행을 형성하는 미국의 능력이나 영향력을 줄이게 만들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루 장관은 또 미국이 AIIB의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아시아 내에서의 인프라 개발 수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참여 당사국에 AIIB가 관리 등의 문제에 있어 ‘높은 수준의 글로벌 표준’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AIIB에 참여 의사를 밝히고 호주와 한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AIIB를 역내 외교정책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IMF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기도 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전 IMF 중국지부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동맹국들을 지도하는 것을 그만두고 대신 아시아에 실질적인 경제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그러면서 “AIIB는 중국이 달러화를 재활용하려는 수단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은 중국이 AIIB에서 주요 주주로서 거부권을 가지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역설적으로 유럽 각국의 참여를 통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AIIB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도 봤다.

테드 트루먼 전 재무부 차관은 미국이 AIIB에 동참하지 않으려는 것은 전술적 실책이며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오히려 AIIB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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