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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ee 체크] 커피 든 남자, 왜 더 섹시할까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너 좋아해.. 네가 남자이건 외계인이건..” 이말 한마디에 2007년 전국의 여성들은 내 남자도 아닌데 콩닥콩닥 설레이며 열광했다. 그리고 커피숍안으로 들어간 여성들은 공유같은 남자가 커피타주기만을 기다렸다.

단지 ‘키큰 훈남’ 공유가 한 말이라서가 아니다. 커피를 만들던. 커피를 마시던, 커피숍에 있던 ‘공유’가 한 말이기에 더 애틋했다.

이후 공유는 ‘커피하면 생각나는 연예인 1위’에 선정되면서 여성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남성이 커피를 손에 들고 있으면 더 분위기가 나는 건 사실이다.

여기쯤에서 “훈남이 커피를 들고 있으니 멋있는 거지..” 라고 한다면 더이상 할말이 없다.

하지만 그냥 서있기만 해도 멋진 훈남 배우들이 공항패션 아이템으로 왜 커피를 이용하는지, 노천카페 테이블에 영자신문과 에스프레소를 놓아둔 남성은 왜 더 멋지게 보이는 건지..

생각해보면 커피는 더이상 식음료 출신의 평범한 아이가 아니다. 커피문화를 만든 것도 모자라 이미지메이킹 아이템까지 신분상승한 아이다.


지난해 11월 개설된 ’커피마시는 남자’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hotdudesreading)은 누리꾼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운영자 알렉스 투비는 커피를 마시고 있거나, 커피잔을 그냥 옆에 내려 놓고 있는 남자들의 사진을 올린다. 사진 속 남성들은 마치 액세서리처럼 커피를 손에 든 채 영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흥한 후 따로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의 저자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커피는 미학인 동시에 정치학의 영역이다. 커피는 이른바 명품의 심리학과 유사한 길을 걸으며 끊임없는 차별화의 순환구조를 보여왔다.”고 설명한다.

또한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일종의 과시욕이 커피 소비를 늘릴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누구나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명품 소비의 과시욕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없다”고 전한다.

이제 우리에게 커피는 과시욕을 넘어 그 커피의 이미지까지 구입하는 아이템이 되버린 것이다.

맛의 차이를 떠나서 비싼 스타벅스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스타벅스 이미지를 누리려는 이유도 작용한다. 



박용천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보면 커피는 고상하게 잘 포장돼 있는 상품과 비슷하다.”라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왠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가진다는 이미지 메이킹이 성공한 셈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여성들은 ‘차도남’과 거리가 한참 멀어보이는 남자직원이 “전 리저브(Reserve) 커피요” 라고 하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커피를 그저 쓴 음료라고만 생각하는 남성들, 카페에서 ‘아무거나’라고 외치는 남성들, 한번쯤 더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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