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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인프라코어, 벨기에 생산기지 폐쇄 잇단 잡음
부진 털기 마지막 ‘암초’ 될듯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올해 초 100~15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회망퇴직 절차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사령탑을 전격 교체하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예상치 못한 암초와 마주쳤다. 지난해 9월 폐쇄를 결정한 벨기에 생산기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지 노동조합과 잇단 잡음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벨기에 생산기지의 추가 구조조정 비용이 새로 닻을 올린 손동연 호(號)의 두산인프라코어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벨기에 프라머리(Frameries) 지역에 위치한 굴삭기 공장 및 부품 유통센터 정리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9월 누적 적자 청산과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유럽 생산기지인 프라머리 법인의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장이나 법인을 폐쇄할 경우 사전에 직원들에게 해고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현지 법에 따라 300여명의 프라머리 법인 직원들에게 폐쇄 의향을 전달하고 정리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7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프라머리 법인의 청산 절차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법인 폐쇄 발표 이후 계속 이어진 현지 노동자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 노동자들 사이에 “상급 노동조합인 기독교노조연맹(CSC)의 간부가 사측(두산)과 결탁, 투쟁 강도를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경찰이 개입하는 과격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지 노동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유럽 본부는 최근 열린 릴레이 교섭회의에서도 금전적 보상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프라머리 법인의 구조조정 비용이 다시 날개를 달기 시작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에 ‘혹’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4.7%, 22.8% 증가한 1조9755억원의 매출과 10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회생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프라머리 생산법인의 철수 비용 500여억원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익 측면에서는 650억원가량의 손실을 봐야 했다.

즉 프라머리 법인의 정리작업이 하루빨리 완료되지 않으면 이 같은 손실이 일회성 비용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발밑을 따갑게 하는 ‘가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벨기에 노동관련 법률 시스템상 프라머리 법인의 정리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은 예상한바”라며 “현지 법인 정리 절차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고 있으며, 보상안 협의 장기화 등에 따른 측면도 청산비용에 산정ㆍ반영했기에 향후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프라머리 법인이 소속된 두산인프라코어 홀딩스 유럽의 2007~2012년 6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7490억3400만원에 이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한국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현지 생산품과 국내 생산품의 가격차이가 사라짐에 따라 향후 직접 수출 전략을 실행할 방침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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