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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삼성 ‘Jay Lee’ㆍ카카오 ‘Brian’…그들에겐 □□가 없다?
이재용…
국경 해외인맥 탄탄 유명인사들과 교류
국적 전방위 M&A·글로벌 인재 채용

김범수…
경계 ‘님’ 호칭 생략·PC웹 경계 허물어
갈등 中 텐센트 2대주주 ‘격없는 포옹’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 최근들어 국내 ‘빌리어네어(미화기준 자산 10억달러 이상 보유자)클럽’에 눈에 띄는 부호 두 명이 있다.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범수(49)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어이름은 Jay(제이) Y. Lee다. 줄여서 Jay Lee로도 부른다. 이 호칭은 최근 해외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포브스 집계 기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강한 인물 1위로 꼽혔다. 블룸버그 등이 달러로 집계한 그의 순자산도 81억∼82억달러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한국 ‘2위’다.

김범수 의장은 사내ㆍ외에서 Brian(브라이언)이란 영어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김 의장의 유명세는 지난해 포털 ‘다음’과의 합병으로 부쩍 높아졌다. 최근엔 포브스가 발표한 ‘2015 글로벌 빌리어네어’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국제 부자클럽에도 가입했다.

둘은 자산과 명성에서 새롭게 한국을 대표한 글로벌 부호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각각의 특징도 드러난다. 두 사람에겐 소위 ‘없는 것’이 있다. 이 부회장은 국경을 넘나드는 네트워크에 국적을 가리지 않은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김 의장은 PC웹과 모바일의 경계를 허물고, 해외투자자와 갈등없이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부호’란 수식어에도 걸맞는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없는 것, ‘국경’=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인맥 형성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재계 3세 중 하나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수료하는 등 해외경험도 있다. 자연스레 현지인맥이 탄탄한 편이다. 영미권 외 지역 유력인사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이 부회장의 대표적인 해외행보 중 하나는 미국 아이다호 주 선밸리(Sunvalley)에서 매년 7월 일주일간 열리는 ‘앨런 앤드 코 미디어 컨퍼런스’ 참석이다. 이 회의는 뉴욕과 런던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 ‘앨런 앤드 컴퍼니’가 1983년부터 열고 있는 비공개 행사다. 세계 정ㆍ재계 및 미디어 ‘별’들이 집합하는 자리다. 거대 인수합병(M&A) 논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회의엔 유명한 글로벌 인사들이 총집합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및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세계 1ㆍ2위 부호는 단골손님이다. 이 부회장은 2002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시절부터 매년 이 회의에 초대받고 있다. 2012년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컨퍼런스 참석자 명단엔 이 부회장과 함께 신종균(JK Shinㆍ59) 삼성전자 ITㆍ모바일부문 사장, 홍원표(WP Hongㆍ55)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 사장이 포함돼 있었다. 이 부회장은 작년에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ㆍ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비공개 정기모임에도 가입해 있다. 그 중 하나가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이 만든 ‘비즈니스 카운실(The Business Council)’이다. 100여명의 회원 중 하나인 이 부회장은 2013년 10월 이 모임 정기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미국길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비즈니스카운실 회장은 세계 1ㆍ2위를 다투는 화학기업 다우케미컬의 앤드류 N 리베리스 회장이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추천제로 들어올 수 있는 영국 왕립골프협회(The R&A)의 정회원이기도 하다. R&A는 세계 유명인사들이 속해있다. 영국 앤 공주도 회원이다. 이 부회장은 2011년 여기에 가입했다. 그보다 먼저 R&A 회원이 된 허광수(6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R&A의 영국회원들이 (이 부회장을) 추천했을 것”이라며 “그가 삼성전자 영국지사를 오가며 자연스레 친분을 쌓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해외 네트워크는 아시아에도 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가장 자주 만나는 재계인사로 꼽힌다. 실제 이 부회장은 2013년부터 중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했다. 현재 이 포럼 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국적’=이처럼 이 부회장이 다져놓은 해외 네트워크는 가시적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인수합병(M&A)이다. 국내ㆍ외 기업을 가리지 않는 인수합병은 최근 더욱 가속화하고있다.

실제 2012년 12월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삼성전자의 해외 M&A 행보는 빨라졌다. 특히 지난 27개월여간 삼성전자가 진행한(공개된 건 기준) 기업인수 15건 중 9건은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지난해 5월 이후 집중됐다. 인수 대상엔 IT분야가 주로 포진했다.

주요 기업으론 지난해 8월 인수한 미국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가 있다. 가격은 2억달러 선인 것으로 현지 IT전문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올해 1월엔 프린팅솔루션 사업 강화를 위해 통합문서 출력 서비스업체인 브라질 ‘심프레스’도 인수했다. 2월엔 미국 ‘루프페이’를 사들였다. 이 회사는 관련 특허도 보유한 현지 최대 규모의 모바일결제 전문기업이다.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은 사업 강화를 위해 국적을 뛰어넘고 있다. 이는 구체적 숫자로도 드러난다. 기업 자체의 글로벌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것.

우선 삼성전자의 지분 구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은 55%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에 관심을 갖고 주식을 사들인 재무적 투자자 중 지분율 1% 이상인 곳도 세 곳이다. 사우디아라비아재무부(Monetary Agencyㆍ지분율 2.2%)ㆍ싱가포르정부(1.7%)ㆍ미국계 펀드 EPGF(1.3%) 등이다. EPGF는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와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삼성의 매출ㆍ주주구성ㆍ고용 등을 모두 고려해 집계한 ‘국내집중도(Domestic density)’는 작년 기준 44%로 나타났다.


▶김범수 의장에게 없는 것, 경계=‘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이어줍니다. 연결의 혁신으로 세상은 더욱 새로워진다고 믿습니다’

김범수(브라이언) 의장이 이끌고 있는 다음카카오의 비전 일부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가 세상을 ‘새로고침’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 시작은 조직의 기존 틀을 넘는 수평화였다. ‘님’을 빼자는 시도다. 김 의장과 다음카카오 직원 모두가 영어이름을 쓰게 된 이유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 영문이름은 비노(Vino)다.

김 의장은 호칭에서만 ‘경계’를 없앤 것 아니다. 2007년 NHN 대표직을 그만두기 직전인 2006년 12월 카카오톡의 전신이 된 ㈜아이위랩을 세울 때도 그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사무실을 만들었다. 이 중 미국 사무실 위치는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 옆이었다.

카카오톡 개발도 ‘PC 웹’이란 장벽을 깬 덕분이었다. 김 의장이 2007년 미국에서 론칭한 ‘부루닷컴’은 인터넷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제공하는 서비스였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와 닮은 ‘위지아’란 사이트도 반응이 안 좋았다. 모두 모바일 기반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때 미국엔 새 바람이 불고 있었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었다. 현지 사용자 수는 2008년 5950만명에서 1년 뒤 7370만명으로 증가일로였다. 모바일 기반 메신저 카카오톡이 태어난 배경이다. 이 대표도 지난해 한 강연에서 ‘과거에 개발한 서비스들이 조금이라도 잘됐다면 카카오톡은 아마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을 정도다.

결국 김 의장과 카카오톡은 비즈니스의 앞길을 가로막은 ‘보이지 않는 선’을 몇 차례 넘어온 셈이다.

앞으로도 김 의장은 넘어야 할 경계가 있다. 바로 해외시장이다. 한국과 일본 앱 시장을 석권한 ‘버즈런처’ 정도를 빼면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대세다. 해외개척은 카카오가 다음과의 합병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다음카카오’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나아가기보다 다음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갈등=일각에서 김 의장의 앞날을 우려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자본의 ‘민족성’ 문제다. 다음카카오의 현재 지분구조로 볼 때 한국의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가는 등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 실제 마화텅(馬化騰ㆍ44)이 이끄는 중국의 텐센트 홀딩스는 다음카카오의 2대주주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720억원 가량을 카카오톡에 투자하며 지분 13.8%를 확보했다. 이후 최근엔 텐센트 투자회사 ‘맥시모’가 보유한 카카오 우선주 전량을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바꿨다. 지난해 11월 기준 맥시모의 지분율은 9.9%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 및 케이큐브 홀딩스를 빼면 지분 5% 이상을 확보한 유일한 대주주가 바로 텐센트인 셈이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텐센트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와의 밀접한 관계 유지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다.

실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텐센트는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서 합당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합병에도 찬성해줬다”며 “텐센트는 앞으로도 (다음카카오의) 이사회 일원으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며 공개적으로 밝혔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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